전체 기자
닫기
최한영

박 대통령 탄핵, 평범한 여성들이 가짜 여성을 물리쳤다

2017-03-10 15:53

조회수 : 4,29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전원일치로 인용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소망한다.
 
오늘 쏟아진 수많은 관련 기사와 사진보도 중, 압권은 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출근한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웃겼던 것이 사실이다.
 
점심식사를 함께 한 모 ‘이시대의 평범한 여성’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최기자, 그게 대한민국 여성의 평범한 모습이야. ‘세월호 7시간’ 와중에도 머리 손질을 하고 있던 ‘누구’와는 달라. 여자들은 머리에 롤 말고 다른일 하다가 깜박하는 일 종종 있어.” 순간 머리를 스치는 장면들이 있었다.
 
헌재 내에서의 박 대통령 탄핵안 심리 과정에서 변호인단은 ‘여성의 사생활’을 운운했다. 이를 두고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들이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여성들이 마치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불쾌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박 전 대통령이 범했던 수많은 실책들을 놓고 ‘아직 대한민국에서 여성 대통령은 시기상조’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박 전 대통령이 자리에 있는 동안 범했던 실책들은 그가 여성이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그냥 역량이 모자랐던 거다. 이를 두고 왜 여성이었다는 것을 들먹이나. 세월호 참사가 진행중이던 그 위중한 시간에도 머리손질을 하고 있었던 것은 그의 성별이 뭐던간에,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못했던 ‘인간 박근혜’의 역량 부족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정미 재판관이 탄핵심판 결정문을 읽는 장면을 보며, 이 시대의 평범한 여성들이 ‘가짜 여성’을 심판했다는 느낌도 들었다면 무리한 해석일까.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주최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2.25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 최한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