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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절대강자 없는 국내 제약판, 춘추전국시대

"연구개발 선순환 정착 '우보천리'로 꾀해야"

2017-03-30 18:02

조회수 :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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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산업이 최근 몇년간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만큼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고 있어 주목되는데요. 최근 한 신용평가사가 국내 제약산업의 기회요인, 그리고 위협요소 몇가지를 내놔 주목됩니다. 달라지고 있는 영업환경 속에서 주요 제약사들의 영업과 재무현환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제약사를 모두 놓고 비교한 결과 절대적 우위를 점한 업체가 아직 없다고 하네요. 업체별 특성에 따라 강점이 달라 확고한 경쟁우위를 보유한 절대 강자도 등장하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유한양행(AA-/S)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의 안정적인 영업관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을 계속 출시함으로써 사업안정성 평가항목 중 매출액, 대형제품수, 대형제품에 대한 집중도, 원외처방실적 등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우수한 영업력과 안정적인 배당수익에 힘입어 재무안정성 평가항목은 비교대상 중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연구개발 실적과 R&D 투자규모 측면에서는 비교대상 업체 중 중하위권에 속하고,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품목 비중이 높아 수익성 지표가 열위에 있다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녹십자에 대해서는 혈액제제, 백신제제 부문의 내수 지배력과 백신제제의 수출확대 등에 힘입어 사업안정성 평가항목 중 매출액, 대형제품 수에서 업계 최상위 수준이고 연구개발투자도 혈액제제, 백신제제 외에 항암제, 헌터증후군, 간염 등의 분야에서 활발, 특화 영역에서의 우수한 사업경쟁력 확보로 수익성 지표가 양호하다고 했습니다. 혈액제제 북미시장 진출 등과 관련한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 평가항목은비교대상 중 유한양행에 이어 최고 수준이라고 말이죠. 그러나 최근 5년간 국내 신약허가, 기술수출, 미국 FDA 또는 유럽 EMA 승인 등을 기준으로 집계한 연구개발실적은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저조하며, 사업구조가 백신·혈액 제제에 특화되어 원외처방실적은 사실상 비교가 무의미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네요.


 
한미약품(A+/S)은 사업안정성 평가요소에서 비교적 고른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주목했습니다. 여전히 유한양행, 녹십자에 이어 대웅제약과 함께 업계 3위권으로 국내 대표적인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서 R&D 실적이나 투자규모 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그동안 열세였던 대형제품 수는 ‘팔팔’(비아그라 제네릭), ‘구구’(시알리스 제네릭)와 노바티스로부터 도입한 ‘가브스群’이 대형제품으로 성장하면서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향상됐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원외처방실적도 종근당에 이어 업계 2위로 높은 자체개발 품목 비중,  대규모 기술 수출계약에 힘입어 '(EBITDA+R&D)/매출액' 지표는 비교대상 중 최고 수준이나, 국내 최대규모의 연구개발비 투자와 수출 전용공장과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설비투자 등으로 재무안정성 지표는 유한양행, 녹십자 대비 미흡한 것으로 봤습니다.


 
순위를 두려해도 도긴개긴. 문제는 앞으롭니다. 어차피 단기간 연구개발 투자에서 비롯한 선순환구조 정착은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우보천리의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연구개발 성과가 상업화될 때까지 단계적으로 수익원을 확대하면서 연구개발 역량을 제고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겁니다. 


 
강신영 기업평가본부 평가3실 연구위원은 "연구개발 성과가 당장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영업환경 변화에 내재된 기회나 위험 요소를 적절히 관리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이익창출규모를 확대시켜 증가하는 개발 비용을 충분히 감당하는지 여부가 향후 신용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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