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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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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내일 선출되는 새 대통령은

2017-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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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9일)이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 선출된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조기 선거 국면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다.
 
정당이 쪼개져 새로운 당도 생기고 세 달 전만하더라도 대선은 커녕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등 엄청나게 어수선하게 진행된 선거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9일 선거는 지난 7개월 여 시간에 대한 마침표나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이의 믿기지 않는 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온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대통령을 파면하고,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고...그 일련의 일들 말이다.
 
물론 지난 7개월을 정리하는 방식과 논리는 각 후보들마다 다 다르다.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 정권교체라는 중심축을 지켜왔다. 자신의 집권으로 어떤 의미에선 촛불 시즌2를 열겠다는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진정한 후발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좌파’들이 촛불로 뒤집은 판을 다시 뒤집겠다. “‘우파’들이 이렇게 힘없이 밀려날 수 없다”는 간명한 논리로 급작스레 세몰이를 했다.
 
안철수 후보는 “진보, 중도, 합리적 보수가 모두 힘을 모은 것이 촛불이다”는 인식하에 ‘누구도 독점권을 행사할 수 없다. 새 출발을 하라는 뜻이다’는 기조를 지켜왔다.
 
유승민 후보는 “촛불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는 가짜 보수와 진짜 보수를 가려내는 것”이라는 기본 규정에서 출발한다. ‘보수의 새 희망, 약자를 보호하고 품격을 지키는 새 보수의 출발’이 깃발이다.
 
심상정 후보는 “촛불의 명령은 과감한 개혁”이 명확한 자기 인식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진보정당을 강화하는 것이 개혁의 시작이라는 거침없는 웅변으로 달려왔다.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후보도 한 명 정도는 있지만, 그 역시 나름의 평가 방식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는 것도 ‘팩트’다. 그리고 나머진 대체로 틀린 말은 없어 보인다. 자기중심적 인식이 조금씩 다 보이지만 각자 입장에선 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지지자들의 호응도 받고 있다. 중도보수부터 진보까지, 후보와 지지자들이 배타적이지 않게 경합하고 있다.
 
기록적인 사전 투표율, 18대 대선의 그것을 육박하거나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최종 투표율의 배경도 이런 것이다.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승패를 떠나, 모든 후보의 지지자들이 자기 후보를 열심히 찍어야 될 명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 명이 다 열심히 뛰고, 그 지지자들도 다 열심히 성원하니 열기가 고조되고 투표율이 높아질 수밖에.
 
물론 이렇게 다섯 명이 각자 자기 방향을 향해 열심히 뛰는 구조에서 승부의 유불리는 한쪽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긴 하다. 그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승부에 미치는 영향보다 9일 밤 늦게, 혹은 10일 새벽에 가려질 대통령에게 지우는 짐이 더 클 것이다. 당선 되는 데는 이런 구조가 분명히 도움이 되겠지만, 국정 운영엔 큰 부담이 될 거란 이야기다.
 
과거에 비해 낙선한 후보들의 정치적 ‘지분’은 상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쪽으로 갈라져서 대회전을 벌이는 선거에선 ‘The winner takes it all’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이번은 구도가 그렇지 않았고, “내가 당선됐기 때문에 나의 주장이 나머지 후보들의 주장을 꺾은 것이다”고 주장하기엔 촛불에 대한 각 후보들의 주장이 배타적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혼자 힘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국민과 국회, 헌재, 검찰은 탄핵 국면을 통해 대통령의 자의적 권력 행사 폭을 확 줄여놓았다. 이번 대선 후보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이 이 흐름에 앞장섰다. 그 중 누가 당선된들 자신을 배반할 순 없는 노릇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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