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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진화심리학

2017-06-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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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출간된 진화심리학 대중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 문화에 존재하는 가장 나쁜 성 고정관념들의 과학적 타당성을 대중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 이 학문(진화심리학)의 주된 목적처럼 보였다”면서 “진화심리학의 핵심 논증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보면, 여성 해방의 시계를 되돌려 1950년대의 젠더 규범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진화심리학은 기왕에도 정치적 보수주의로 기우는 ‘유전자 결정론’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루티의 책은 성차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가설들이 대중들의 여성혐오적 인식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논쟁적이다.
 
이여자 저여자 만나는 게 당연하고 조건 좋은 남자 찾는 게 당연하다는 근거로 진화심리학을 들먹이는 경우를 종종 봤다. 여자를 많이 만나거나 조건을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본성으로 합리화하는 건 논리적으로 불편했다. 사실명제보다는 당위명제가 적용돼야 할 사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인간의 진화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오지 않았나. 그 와중에 느닷없이 등장한 본성은 저자의 말처럼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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