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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문 대통령 "한미동맹 의심안해…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

가족사 소개하며 견고함 강조…"흥남철수때 미군 인류애 감동"

2017-06-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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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제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흥남철수) 항해 도중인 12월24일, 미군들이 피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사탕을 한 알씩 나눠줬다고 한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미국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첫 일정에서부터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며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양국의 북핵문제 접근법이 다르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버지니아주 콴티코시 미 해병대박물관 앞 공원에 마련된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식에서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저의 삶이 그런 것처럼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며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화식에서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에 얽힌 자신의 가족사도 자세히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치렀던 가장 영웅적인 전투가 장진호 전투였으며 장진호 용사들의 놀라운 투혼 덕분에 10만 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다”며 “그 때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후 저는 빅토리 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며 “장진호 용사와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의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서서, 그 급박한 순간에 군인들만 철수하지 않고 그 많은 피난민들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는 말도 했다.
 
이날 발표된 연설문은 문 대통령이 미국행 전용기 안에서 직접 재수정하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줄을 치고 긋고 다시 수정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헌화식 행사도 당초 40분 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했던 후손들과의 대화가 길어지며 1시간10분 가량으로 길어졌다. 헌화식에 참석한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사령관은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속에서 앞으로 우리가 직면할 도전에 대해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모습이 29일(현지시간)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 도착 전 전용기 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말했다. 오토 웜비어 사망으로 강경해진 미국 내 대북여론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 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한미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그 입장에 아직 달라진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견지하는 가운데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핵 해법 마련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껄끄러운 현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한반도 배치문제가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콴티코 미 해병대국립박물관 앞 공원에 설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한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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