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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잠깐, 독서)소년의 시선으로 본 생생한 중국 이야기

2017-06-29 17:33

조회수 : 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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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차이나’의 저자 서원규는 6살의 나이에 부모를 따라 베이징으로 갔다. “비행기도 버스처럼 언제든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렸던 시기, 그의 눈에 비친 중국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길가 상점에서 산 초콜릿은 ‘크레파스 맛이 나는 가짜 상품’이었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층을 눌러주는 ‘엘리베이터 누나’가 있었다. 전기는 은행에서 요금을 미리 내고 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었으며 24시간 아파트를 지키는 경비원은 자전거 도난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방 사투리가 심해 같은 중국인이라도 서로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 역시 그저 신기했다.
 
올해 19살이 된 그는 그런 자신의 감회들을 책에서 하나하나 풀어낸다. 중국어를 아예 할 줄 모르던 유치원 시절부터 어린이날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만난 일화, 초등학생 시절 미국과 스페인, 북한대사관 고위층 자제와 함께 중국어로 서로의 문화 차이를 나누던 경험까지 다양한 사람과 부대끼며 본 ‘진짜 중국’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날은 평소와 달리 새벽 6시에 학교에 도착했다. 평소 등교 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렀다. 하루 전, 담임선생님은 자기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오거나 만약 전통의상을 입지 않을 경우에는 정장을 입고 오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중략) 이유는 ‘얼통지에’, 중국의 어린이날(6월1일) 때문이었다. 매년 이날이면 중국 국가주석이 팡차오디(중국의 유명 명문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어린이를 격려했다. 평소보다 일찍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72쪽)
 
“‘너희는 같은 민족인데 왜 중국어로 대화하니?’ 그 말에 나와 철민은 서로 눈을 마주 보면서 대답 대신 어색한 미소로 화답했다. 어쩌다가 중국어로 대화하게 됐지만 서로가 딱히 약속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81쪽)
 
책은 중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어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이 읽기에도 좋다. 외국인 명문 초등학교 팡차오디에 들어간 이야기부터 꿈의 학교라 불리는 인대부중(인민대학 부속중학교) 편입에 성공한 일화, 우리나라와 다른 엄숙하고 절제된 수업 시간의 분위기 등이 소개된다. 3부의 말미에서는 직접 학교 선택법, 입학시험, 입학서류, 비자 등유학에 관한 세부적인 정보들을 친절하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한국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과 이와 흡사한 중국 예능 ‘달려라 형제’를 비교하며 두 국가의 웃음 코드를 분석하는 이야기, 중국 포털 바이두의 ‘김정은 돼지’ 검색어 차단 사건으로 두 국가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이야기 등이 전해진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중 외교문제, 중국 경제, 시진핑 국가주석 등 대부분의 중국 관련 서적은 모두 심오한 ‘어른’의 이야기”라며 “물론 내가 쓰는 이 글도 흥미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추상적인 중국보다는 인간적인 중국을 좀 더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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