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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업 심층분석)'제약사 인수' 토니모리, 가시적 성과엔 시간 걸릴 듯

중장기적 미래먹거리 확보…총 인수금액, 올해 영업익 '4배'

2017-08-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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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는 2017년 08월 7일 ( 16:29:58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국내 화장품기업인 토니모리가 중장기적인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제약회사를 인수했다. 이는 중국발 사드 악재와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시장 포화 등으로 실적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토니모리는 국내 최대 외용제 전문 제약회사를 인수해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토니모리가 인수한 제약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 1일 경영권 취득과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태극제약의 지분 47.60%(보통주, 상환전환우선주 등 포함)를 약 14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태극제약은 피부용 연고·크림·젤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제약회사다. 현재 여드름·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 등 유명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제약사를 인수한 데는 최근 들어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니모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어난 622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50억700만원)과 당기순이익(25억8200만원)은 각각 전년 대비 64.3% 97.5% 급감했다.
 
증권사 A 애널리스트는 "토니모리는 올해 면세점을 비롯해 백화점, 할인점 등 앞서 로드숍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유통 채널 확장에 주력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중국발 사드 역풍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했다"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해에 절반 수준인 100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는 실적 악화로 지난 5월 화장품 제조 사업부문 자회사인 메가코스와 손자회사 메가코스제조를 합병하기도 했다. 메가코스제조는 앞서 지난 3월 안양시와 화성시 소재 화장품 제조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실적부진이 지속되자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2개월 만에 메가코스와 합병했다.
 
실적이 악화되자 해외 투자자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영국계 증권 브로커인 모건스탠리 앤 씨오인터내셔널피엘씨는 지난 5월 말까지 토니모리의 의결권 주식 70만9225주(지분 4.02%)를 매도했다. 이는 연초 보유했던 토니모리의 주식의 80%를 처분한 것이다.
 
최근 토니모리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만3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7일 종가기준 1만7250원으로 하락했다.
 
이번 태극제약 인수에도 당분간 토니모리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지출을 한 데다, 중국 저장성 평호 지역에 신축 중인 생산공장 등 여전히 지속적으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사 B 애널리스트는 "토니모리는 태극제약을 인수하기 위해 앞서 58억원을 들여 우선주를 확보해 보통주식 매수액까지 합치면 약 200억원을 투자한 셈"이라며 "이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제약 역시 국내 최대 규모의 최대 외용연고제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고 국내 기능성 피부과학화장품시장 규모가 향후 매년 20%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적인 실적 개선은 기대해볼 만 하다"면서도 "태극제약이 지난해 약 7억8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여 올해 안에는 토니모리가 합병효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가운데)이 지난 1일 태극제약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토니모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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