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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핫 파이낸스)상반기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둔화…하반기도 이어질 듯

"정기예금 CDO 발행규모 추이 주요변수 될 것"

2017-08-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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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는 2017년 08월 10일 ( 9:40:57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올 상반기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총액이 작년 수준에 크게 못 미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둔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기예금 유동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금액 급감이 전체 발행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하반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기업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완화되고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ABS 발행보다는 회사채 발행에 눈을 돌릴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상반기 유동화시장 발행규모는 635건, 86조75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건 늘어난 반면 금액은 5조3306억원(5.8%)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집계 결과를 살펴봐도 각각 88조7340억원(642건), 91조1391억원(759건)으로 지난해 91조3403(614건), 94조4729억원(710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채담보부증권(CDO)과 부동산 PF, 오토론, 소비자할부채권, 부실채권(NPL) 유동화 발행이 전년에 못 미친 점은 전체 발행규모를 끌어내린 배경이 됐다. 전체 CDO의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정기예금 유동화 발행이 큰 폭으로 급감하며 올해 ABS 발행시장 둔화세를 주도했다.
 
이용범 한국신용평가 SF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정기예금 유동화 감소로 전체 CDO 발행금액이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56조원이 발행됐는데 채무증권 또는 지분증권 등을 기초로 발행하는 기타 CDO 발행이 1조원 증가했음에도 CDO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기예금 유동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중국계 은행의 정기예금 기초 유동화가 위축되면서 CDO는 물론 전체 유동화 시장규모 감소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도 진단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정기예금 유동화 발행 둔화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것으로 올해 미국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오른 반면 유동화 기초자산인 정기예금의 경우 움직임이 적었다”며 “시장금리는 오르는데 정기예금 금리가 따라주지 않으니 유동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사의 신규 부동산 PF 물량이 줄어든 점도 봐야 할 문제다. 특히 전체 ABS 시장 비중이 매년 10~18%에 육박하던 부동산 PF ABS가 2013년 발행통계 산정 이래 가장 낮은 수준(9%)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지난해 11조원을 상회하던 부동산 PF 관련 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규모는 올 상반기 8조원대로 내려앉았다. 20% 넘게 급감한 것으로 지난 2013년 하반기를 저점으로 2015년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건설 시장이 지난해부터 주택건설관련 지표 둔화세를 나타냈고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신규 부동산 물량이 감소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전체 ABS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기업 신용등급 하락추세가 완화되고 회사채 발행여력이 개선됨에 따라 여전사와 비우량기업의 ABS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 확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최근 수년간 ABS 발행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정기예금 유동화가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정기예금 유동화를 중심으로 한 CDO 발행규모 추이가 하반기 ABS 발행규모를 가늠할 주요변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황상운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전반적인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의 영업활동과 관련한 유동화 규모는 정체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기예금 유동화의 경우 대형화한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에 따른 투자대상 확대로 다양한 형태의 CDO가 발행, 그 규모가 증가하겠고 부동산 PF의 경우 정부의 정책과 대내외변수로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세운 실장은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정기예금 유동화는 계속 부진할 것으로 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안이 부동산 경기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개발업자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면 유동화 발행은 다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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