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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로 4명 사망…끊이질 않는 '위험의 외주화'

2017-08-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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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의 안전 불감증이 재발했다. 건조 중이던 화물운반선 탱크가 폭발하면서 STX조선해양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4명이 사망했다. 위험의 외주화는 이번에도 반복됐다.
 
20일 오전 11시37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화물 운반선 내 RO탱크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탱크 안에서 작업 중이던 STX조선해양 협력업체 소속 김모(53) 씨 등 4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은 김씨 등 4명이 12m 깊이의 탱크에 들어가 도장 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장 작업은 부식 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료를 칠하는 것을 말한다.
 
사고가 발생한 선박은 그리스 선사 안드리아키시핑으로부터 수주한 7만4000DWT급 탱커 선박 4척 중 1척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중 인도할 예정이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된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다"며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일 오전 11시 37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화물 운반선 내 RO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창원소방본부
 
조선업계 안전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사고처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산업재해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5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발생한 타워 크레인과 골리앗 크레인 충돌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7명이 크게 다쳤다. 사망자 6명을 비롯해 사상자는 대부분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직원들이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조선소 내 사업장에서 추락과 전도 사고로 7명의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이 사망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조선업계 산업재해가 위험한 작업이 협력업체에 집중되는 '위험의 외주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과 직접고용 계약을 맺지 않은 만큼 안전사고로 인한 책임에서도 자유롭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난 17일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시 원청업체의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원청이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사고 재발 가능성은 상주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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