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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8월 임금결정진도율 7년만에 30%대로 '뚝'

정권교체로 노동계 요구사항 증가…노사관계 불확실성 커져

2017-09-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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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8월 임금결정 진도율이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여름휴가 전까지 임금교섭을 마치는 게 일반적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예년보다 임금교섭이 더디게 진행되는 형국이다. 노사갈등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임금결정 진도율은 36.3%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5.3%포인트 하락했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장 중 올해 임금을 결정한 사업장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기업 100곳 중 36곳만이 임금인상을 마쳤다.  
 
 
2007년(38.7%)과 2010년(27.4%) 8월을 제외하고 40% 미만으로 떨어진 적 없던 임금결정 진도율은 올해 8월 들어 30%대로 추락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노사는 일반적으로 3~4월부터 임금교섭을 시작해 5~6월 본격적인 교섭을 진행한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7월 말 전에 임금교섭을 타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임금결정 진도율은 2015년 8월 51.8%로 2010년 이후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는 41.6%를 기록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임금교섭이 더딘 이유로 경기침체를 꼽고 있다. 경기침체로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임금인상에 대해 노사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2015년과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각각 3.7%와 3.3%였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보다 임금인상률이 각각 3%포인트, 2.3%포인트 높았다.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는 정권교체에 따라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임금교섭이 더디게 진행됐다. 정권교체로 정규직 전환 요구를 비롯해 임금인상 등 노동계의 요구사항이 교섭에서 다뤄지면서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 임금인상에 대해 노사 모두 불안해하면서 교섭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교섭에서 임금체계 개편이 다뤄졌고, 정규직 전환 요구도 늘어나면서 교섭이 늦어졌다"며 "임금인상과 정규직 전환 등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부담을 늘리지만, 장기적으로 노사가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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