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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은행권 실적 양호

4대 은행사, 3분기 순익 전년보다 23%↑, 신용대출·중기금융 확대 영향

2017-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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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은행권이 3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대출시장의 타격이 예상됐으나 규제 직전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바 있고, 규제 시행 후에는 신용대출과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6일 KB금융(105560)지주와 우리은행(000030)을 시작으로 27일 하나금융지주(086790)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이달 말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의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총 2조61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0%로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별로는 KB금융이 전년대비 45.3% 증가한 839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부터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실적을 100% 반영하면서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종전 75%에서 63%대로 낮아졌고 비은행부문 비중이 25%에서 37%로 확대됐다.
 
신한지주(055550)는 전년대비 7.4% 늘어난 7760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는 신한금융의 비자카드 등 주식 매각익 700억원과 대우조선해양 추가 충당금 100억원 등이 특이 요인으로 반영된다. 하지만 연간 순이익이 3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금융의 경우는  올해 3분기에는 5677억원의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1.51% 증가한 수치다.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이 2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상적인 충당금 전입 감소가 지속되면서 대손율도 양호한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민영화를 이유로 호실적을 기록해온 우리은행(000030)은 금호타이어 충당금과 희망퇴직 비용 등이 일회성 비용으로 나가면서 순익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단행한 약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으로 3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금호타이어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역시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2389억원 규모다.
 
지난 3분기 주택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는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7월과 8월에 주담대가 집중됐고, 규제 시행 후에는 그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용대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44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대출 규제와 인터넷은행 출범 등으로 은행들이 신용대출 마케팅을 강화해왔다"며 "8월에는 신용대출 성장률이 주택담보대출 성장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담대의 추가 영업이 어려워지자 금리가 높은 중소기업, 자영업자 대출에 눈을 돌리면서 이자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773조8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늘었는데, 대기업 대출은 9000억원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달 중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에 따라 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지만 순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로 인해 4분기 은행권 실적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지만 연간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담대와 집단대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은행권이 3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 창구.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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