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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수산물만큼은 이마트 능가하는 회사되는 게 목표"

(피플 인터뷰)주상현 얌테이블 대표

2017-12-11 06:00

조회수 : 17,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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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세상이다. 의류, 신발에서 각종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의 이미지가 매일같이 고객들의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식품 시장의 온라인 영토 역시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재료를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는 일은 젊은 세대에겐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달리 신선식품의 경우 여전히 조심스럽다. 눈으로 제품의 선도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 수산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결국 사업자의 신뢰도가 최고의 무기가 되는 시장이다. 이 까다로운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사람이 있다. 바로 얌테이블의 주상현(35·사진) 대표다.
 
국내 농수산 신선식품 온라인커머스 시장 규모는 현재 8조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에서 얌테이블은 품질, 신선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인 수산식품을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고 있는 회사다. 회사 성장의 바탕에는 20대에 수산물 분야에 입문한 수산물 프로세싱 전문가인 주상현 얌테이블 대표의 사업 노하우가 자리잡고 있다. 주 대표는 오프라인의 수산물시장, 양식장, 활어차, 활어도매 쪽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오프라인에서 돈도 꽤 많이 벌었지만,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기 위해' 기존의 매출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2012년 온라인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다행히 고생한 만큼 합당한 열매도 따라왔다. 온라인 창업 후 첫 해엔 고전했지만 5년 만에 70억대 매출을 실현했다.
 
올해는 농산물 전문기업인 노을과봄과 합병하고 기존 한산도수산에서 얌테이블이란 이름으로 재출발했다. 그 과정에서 김양환(56) CSO가 합류했다. 김양환 CSO는 KPMG컨설팅 부사장, 삼성그룹과 포스코그룹 임원을 지내는 등 30년간 경영컨설턴트 업무를 한 경영혁신 전문가다.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얌테이블 주상현 대표를 만나 대형 온라인플랫폼과 별개로 움직이는 농수산 신선식품 온라인커머스의 강점과 얌테이블의 향후 성장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주상현 얌테이블 대표. 사진/얌테이블
 
온라인 커머스시장에서 얌테이블이 지향하는 바는.
 
신선식품 중에서 과일 같은 경우 소비자들에게 신선도가 큰 이슈가 되지는 않는다. 수산물은 온라인에서 사 먹어도 신선하게 도착할까 하는 우려가 제일 큰 품목인 것 같다. 마케팅 기법이나 커머스 기법을 고도화하기보다는 지금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인 온라인에서 수산물을 사도 신선할까, 믿을 수 있을까 이 두가지에 대해 우려가 많이 있다고 보고 이걸 확실하게 불식시키는 게 성공요소라고 봤다. 어차피 제약된 자원을 쓰다보니 마케팅보다는 상품 품질과 신선도를 높이는 쪽에 최우선적으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마켓컬리가 지향하는 바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마켓컬리는 배송 서비스, 고급 이미지로 소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제품의 품질, 신선도, 안전성, 이런 측면에 좀더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다.
 
돌직구 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겠다는 것인가.
 
지금 이 시장에서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어디일까 생각한다. 새벽 7시 이전에 배송해주는 신속배송이 안되기 때문에 수산물을 온라인에서 안 사먹느냐, 아니면 신선도나 믿음에 대한 확신이 아직 안 서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안 사먹느냐를 봤을때 우리는 후자라고 보는 거다. 그래서 상품에 대한 신선도, 품질에 대한 믿음을 확실하게 줄 수만 있다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그게 우리 얌테이블을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어필하는 성공 포인트라 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좀더 신선하게 가공할까,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집에서 수산물 요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믿고 먹을 수 있을까. 거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통영 FPC 현장에서 찾고 있다.
 
수산물을 가공할 프로세싱 공간 확장 전략은.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는 통영 외에 우선 동해에도 만들 예정이다. 앞으로 산지 중심으로 계속 확장 시키려고 한다. 현재 FPC가 있는 통영이 다행히 수산물 종류가 가장 많다. 통영 FPC도 이미 공간이 부족해 이동가능한 컨테이너 형태로 일단 확장하되, 2년 후에는 세 배 정도 크기로 확장하려 한다.
 
매출은 현재 어느 정도인가.
 
오프라인 매출이 일부 있긴 한데 우리 색깔대로 온라인 중심으로만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지난해 온라인에서만 52억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0% 성장한 63억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수산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말해달라.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정착하기가 까다로운 만큼 소비자 신뢰만 얻는다면 보상이 확실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간 좋은 M&A와 투자 사례가 있었다. 해외의 경우 이미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일본에선 2013년 온라인 식료품 전문점 '오이식스'가 상장해 지난해 기준 시가총액 1815억원을 기록했고 중국의 온라인 신선식품업체 '이궈성셴'은 지난해 알리바바·쑤닝에서 5억달러 투자를 받은 후 기업가치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의 경우 2012년 창업한 식재료 배송업체 '블루에이프런'이 기업가치 3조의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아마존Fresh'는 오프라인 '홀푸드마켓'을 137억달러에 인수하며 온라인 식품군을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시장 분위기가 차츰 달아오르고 있다. 2015년 동원식품은 축산물 온라인 '금천미트'를 450억원에, 2016년엔 즉석반찬 온라인 '더반찬'을 200억원대에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신선식품 온라인 '마켓컬리'가 170억원의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신선식품 온라인 '헬로네이처'는 11번가에 200억원대 후반 가격으로 피인수됐다.
 
일단 매출 1000억 정도까지는 저희 능력으로 끌어올리려 한다. 3~4년 내 이만큼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후 M&A든 IPO든 열어두고 있지만 M&A하려고 사업하는 건 아니다. 수산물을 편리하게 사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수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온라인 산지 직배송도 존재한다. 차별점은 무엇인가.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도 소량으로 한 장바구니에 담아 배송받길 원한다. 오프라인에 장보기 하듯 한 박스에 담길 원하는 거다. 산지 직배송의 경우 소량으로 한 바구니에 담기가 불가능하다. 전복은 완도, 꽃게는 서해, 이런 식으로 산지에서 각각 보내주면 박스가 각각 오게 되지 않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치명적인 한계다. 가족 수도 많지 않은 요즘엔 가령 전복이 두 마리 필요한데 한 가지를 박스로 배송받으면 물건이 꽤 남게 된다. 누군가는 산지에서 필요한 종류별로 다 모아서 장바구니에 담아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FPC 같은 시설이 있어야 가능하다. 수산물은 산지직송이 아니라 한 곳에 모아서 소용량으로 여러 품목을 한 박스에 담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본다. 보통 산지 직배송을 보면 보통 수산물보다는 농산물, 축산물 위주로 하고 있다. 물론 소비자가 완도에서 직접 떼오는 게 전문성이 더 있을 수는 있지만 산지직송은 일종의 니치마켓이라 본다.
 
얌테이블을 '온라인 인티그레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온라인 장보기 기능을 강조한 말이다. 오프라인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다. 멸치를 대량으로 구입해 벤더 역할하며 수산물을 유통한다. 반면 온라인은 다품종 소량 프로세싱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 그런 사업자가 없다. 공장은 되게 큰 데 오징어만 한다든지 꼬막만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여러가지 제품을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FPC는 다름 아닌 여러 품목을 조금씩 사는 고객을 위해 준비하는 공간이다.
 
얌테이블에서 대표적으로 많이 나가는 품목은 무엇인가.
 
바다장어, 돌문어, 굴, 가리비, 총알오징어, 성게알 등이 대표적으로 많이 나가는 품목들이다.
 
도다리쑥국 세트도 인기를 끈 것으로 알고 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올 봄 첫 출시해 2000개 세트 팔렸다. 앞서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형태에 대해 얘기했는데 소비자들이 바라는 또 한가지는 편의성이다. 예를 들면 수산물 원물 상품 상태로 배송을 한다면 이걸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할 지 결정해야 한다. 도다리쑥국 세트같은 경우 레시피를 바탕으로 삼아 준비된 식재료를 소비자들에게 보냈다. 온라인 수산물 배송을 할 때 이마트와 똑같은 상품을 파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조리용으로 준비된 '쿠킹 박스'를 최대한 많이 제안하려고 한다. 온라인에 적합한 상품이라 생각하고 있다.
 
용량의 경우 좀더 소용량으로 가려하고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상태의 원물 그 자체보다는 가정에서 손질하고 준비하는 불편을 최소화해 편의성을 높이려고 한다. 예를 들면 일반 가정에서는 살아 있는 문어 한 마리보다는 깨끗하게 손질한 자숙문어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 이미 바다장어도 살아있는 상태로 팔지 않는다. 주문 들어오면 손질한 후 팩에 깔끔하게 포장해서 팔고 있는데 앞으로 문어, 홍게, 대게 등 상품군을 더욱 다양하게 변화시켜 나가려고 한다.
  
레시피는 요리의 영역이다. 타사와의 제휴가 중요할 것 같은데.
 
셰프들을 영입하거나 레시피를 잘 만드는 회사와 제휴하거나 해서 창의적인 레시피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 뻔한 레시피 말고 맛있고 재미있는 레시피로 갈 예정이다. 스타트업 기업 중 쿠킹 박스만 전문으로 하는 데들이 있다. 또 차후 상품기획을 할 수 있는 인력을 보강해나가려고 한다.
 
향후 투자 유치가 중요해보인다. 투자자들을 만나면 반응이 어떤가.
 
온라인에 최적화된 가공 역량에 대해 관심들을 보인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수산물을 가공하는 과정에 대해 사업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 수산물을 온라인에서 파는 그 자신감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 몇 군데 유명 투자사들의 투자 러브콜이 있는 상태고,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매출 성장전략을 꼼꼼하게 짜서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온라인 수산물 시장에서 매출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투자가 들어온다고 하면 사실 매출 170억도 가능하다고 본다.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다. 대신 겉보기에 화려하진 않은데.  
 
마켓컬리처럼 고가 모델 말고 우리는 가족이 실속형으로 사먹을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한다. 현재 마케팅보다는 제품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신경쓰고 있다. 현장의 가공능력, 본원적 상품에 대한 이해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마케팅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아닌가.
 
현재 펀딩포유와 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면 물건을 보상해주는 형태로 가려한다. 프로젝트성으로 아침에 산지에서 자연산 회를 떠서 저녁 식탁에 올릴 수 있는 '당일회 프로젝트' 같은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국내 온라인 커머스 환경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다만 아직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수산물 사먹으면 안전할까 하는 부분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더 신선할 수 밖에 없고, 더 안전할 수밖에 없다. 가공과 유통구조상 그렇다. 일단 최대한 소비자들에게 수산물 상품을 다양하게 많이 접해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그간 고객 불만의 대표 사례는 무엇이었는지.
 
품질이나 신선도에 대한 불만표출은 드물다. 초기에 갑오징어가 아니라 무늬오징어로 상품을 잘못 발송한 적이 있었던 정도다. 또 자연산이다보니 물량이 부족해 양해를 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고객들에게 동조를 한다. '저같아도 화날 겁니다. 현장이 아직 좁아서 실수가 있었습니다' 하고 사과를 드린다. 이것도 초기 때 이야기고 이미 그런 정도 수준은 넘어섰다.
 
앞으로의 포부는.
 
수산물에 있어서는 이마트를 능가하는 회사가 되겠다. 이마트 매장에 가서 수산물을 사는 대신 얌테이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도록 하는 게 꿈이다. 이마트에 가는 고객을 어떻게 우리 얌테이블 고객으로 만들까가 숙제라고 본다. 온라인 회사가 아니라 오프라인 회사가 경쟁자다. 소비자에게 훨씬 더 큰 밸류를 줄 수 있다면 불가능하지 않다.
 
수산물 온라인 커머스회사 얌테이블의 현황과 사업전략에 대해 예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주상현 얌테이블 대표의 모습. 사진/얌테이블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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