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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초대형 IB ‘발행어음 2호’ 인가 잇따라 무산…내년 기약해야

미래대우·KB증권 인가보류…계속되는 지연에 '노심초사'

2017-12-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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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발행어음 2호 인가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미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초대형 IB 증권사들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4일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이유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보류될 것이라는 통보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의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자료 제출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발표했으며, 내년초 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규모는 현재 7조3300억원에서 8조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기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가능해지지만 최근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로 미래에셋그룹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면서 발행어음과 IMA 사업 모두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KB증권도 발행어음 인가가 연기됐다. 지난 13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증권에 대한 인가 안건을 다시 심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지난달 30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 2호 IB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NH투자증권도 역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했다. 당국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지주의 채용비리 관련 사안이나 채무보증 규모가 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한 점 등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당국이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삼으면서 심사작업이 8월초부터 보류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증권사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발행어음 인가가 올해를 넘기게 됐다”면서 “인가만 받으면 관련 상품 출시를 할 계획인데 계속 지연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두 차례에 걸쳐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효과를 굳혀 가고 있는 점도 나머지 증권사들이 초조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확고한 원칙 없이 상황에 따라 승인을 미루면서 증권사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방안을 추진해 놓고서는 막판에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공정위 조사로 인해 발행어음 인가가 보류되고 KB증권, NH투자증권도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연내 발행어음 2호 인가는 물거품이 됐다.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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