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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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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인상 한달)③햄버거·커피·분식 서민 먹거리 줄줄이 인상

시장독점력 있는 프랜차이즈 중심 가격 인상…자영업자는 고용 포기

2018-0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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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해부터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외식 등 유통업계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 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휘발유 가격이 27주째 오르고 있는 데다 화장품, 가구, 궐련형 전자담배 등 각종 소비재 가격마저 들썩이고 있어 설 명절을 앞두고 가계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른 물가 불안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커피, 김밥 등 서민음식을 필두로 유통업계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대표 브랜드가 움직이면 곧 도미노로 가격인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물가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버거업체 가운데 모스버거는 새해들어 '와규치즈버거' 등 버거 제품 5종의 가격을 최대 10.3% 올렸고,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서브웨이도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최대 6.7% 올렸다. KFC(평균 5.9%), 롯데리아(평균 2.0%) 등 다른 버거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지난해 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5년마다 가격을 인상해 온 맥도날드도 곧 메뉴 판매가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맥도날드는 이미 배달서비스 최소 주문 가격을 8000원에서 1만원으로 25% 올린 바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도 이달들어 가격인상에 나섰다. 가장 먼저 커피빈코리아가 지난 1일부터 최대 300원(6.7%) 커피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빈이 가격을 올린 것은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커피빈 아메리카노(스몰)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라떼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랐다. 대신에 MD 티(Tea) 상품 중 에센셜티는 1만4900원에서 9800원으로, 골드라인 레어티 중 작설티와 프레그런트 나이트 쟈스민은 5500원에서 50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국내 1위 브랜드인 스타벅스를 포함해 동종업계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 롯데지알에스 엔제리너스 등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투썸플레이스는 2012년, 스타벅스는 2014년, 엔제리너스는 2015년 이후 가격인상이 없었다.
 
또 탄산음료의 대명사로 모든 배달식품에 옵션으로 포함된 코카콜라음료가 이달부터 일부 제품가격 출고가를 평균 4.8% 올리면서 식음료 상품가 인상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인상 품목은 전체 215개 제품 중 17개로 코카콜라 250㎖ 캔 제품은 5.1%, 500㎖ 페트 제품은 3.5%, 1.5ℓ 페트 제품은 4.5%, 마테차는 5.4% 올랐다. 생과일주스 브랜드인 쥬씨도 이달부터 12개 음료 값을 평균 25.6% 인상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신선설농탕과 놀부부대찌개도 연말 이후 가격이 오른 상태다. 신선설농탕은 대표 메뉴인 설농탕 가격이 7000원에서 8000원으로, 놀부부대찌개는 간판메뉴 부대찌개 가격이 7500원에서 79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여기에 대표적 서민 음식인 분식마저 값을 올리고 있어 체감하는 물가는 더 크게 다가온다. 신전떡볶이, 고봉민 김밥, 죽이야기 등은 제품가격을 최대 500원~1000원씩 올린 상태다.
 
이 같은 가격인상은 이미 가시화됐고 그동안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업체들도 인상 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분 임금이 지급되는 이달부터는 임금 인상분 반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아울러 휘발유 가격이 27주 연속 상승해 사상 최장 기록을 7년 만에 갱신하는 등 주변 물가도 함께 오른 영향이 더욱 서민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팀장은 "연초부터 가격인상에 나서면 타깃이 될까봐 눈치를 보다가 2월들어 가맹본부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외국계에서 먼저 움직였고 국내 가맹본부의 가격인상도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최저임금 인상 이후 실질적으로 임금부담이 발생하는 이달부터는 물가가 오르고 인력이 감축되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했다.
 
골목상권까지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전반적인 소비물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선의 자영업자나 중소업체들은 가격인상에 나섰다가 고객이 끊길까 우려하고 있어 메뉴가를 올리는 것 보다 고용을 줄이거나 동결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시장 독점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시장 독점력이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임금 부담으로 인해 가격을 올리고 고용은 유지하는 쪽을 선택하지만, 독점력이 없는 자영업자는 가격을 올릴 힘이 없기 때문에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을 깎는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이어 "최저임금 인상의 방향성은 맞지만 경제성장률 3%, 물가상승률 2%의 국내 여건상 16.4%라는 임금인상률은 높은 편"이라며 "결국 대폭적이고 일괄적인 임금 인상은 현실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운 만큼 최저임금 인상폭을 조정하거나 업종 또는 지역에 따라서 차등 적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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