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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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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선율이 있는 그림, 가죽에 색감을 입히다

홍승수 작가 ‘1악장 by Leather’ 전시회

2018-04-20 14:51

조회수 :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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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우연히, (작은)횡재를 한 기분? 
 
낯선 여행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맞닥뜨린 아름다운 풍경이나 골목 어귀에서 만난 작고 예쁜 카페, 우연히 발견한 독창적인 작품에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르고 서있게 되는 무엇. 부산 어느 바닷가에서도 그랬습니다.

 
위에 있는 그림, 여러분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세요? 미술작품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인 기자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수준이라고는, 단순하고 강렬하지만 따뜻한 그림....정도?
 
그런데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뭔가 조금 다를 겁니다.
 
예, 단순한 회화가 아니라 가죽입니다. 가죽으로 그린, 아니 가죽을 붙여서 완성한 그림이에요. 철제를 붙여 만든 오브제라는 것은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가죽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얀 캔버스 위에 빨강과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감을 입힌 가죽을 이용해서 바다와 나무, 인물 등을 표현해 내다니.. 이런 작품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어서 가히 파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부산 용호동에 위치한 갤러리 카페 피앤오(P&O)에서 열리고 있는 ‘1악장 by Leather’ 전에서 마주한 작품은 신선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빨강과 노랑, 파랑, 초록, 갈색, 보라색 등 여섯 가지 색상만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50여점의 다양한 가죽 작품은 스토리가 있는 그림 회화 9점을 비롯해 가방, 지갑, 팔찌, 목걸이 등 작가의 개성이 한껏 드러난 것들이었습니다. 전시장 한켠에는 작가가 접시와 컵 등에 직접 그림을 그린 도자기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어 그분의 작품 성향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회의 주인공은 홍승수 작가이십니다. 저야 당연히 처음 들어본 이름이지만 실제로 신예 작가라고 하시더군요. 자신의 꿈과 상상력, 경험 등을 그림에 접목시켜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표현했고, 절제된 여섯 가지 색상으로 깊이 있는 작품 세계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은 홍승수 작가님이 미술을 전공한 분이 아니라는 거예요. 미국 뉴욕에 위치한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사진을 전공했다는군요. 예술에 젬병인 제가 이름을 알 정도면 굉장히 유명한 학교가 맞을 겁니다. 그 먼 데까지 가서 사진 공부하던 작가님이 가죽 회화로 전향을 하게 된 계기는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유학시절, 뉴욕의 한 벼룩시장에서 빛이 바랜 가죽제품을 보고 가죽에 관심을 갖게 됐고 또, 학교를 마치고 체코에서 1년 동안 사는 동안에 형형색색의 빛깔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체코의 건물들을 직접 경험하며 색(color)에 눈을 떴다는군요. 그러다가 프랑스 여행 중에 들른 미술관에서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독창적이고도 환상적인 작품을 남긴 샤갈의 작품에 매료된 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가죽 작품에 심취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홍승수 작가의 작품은 샤갈의 그림처럼 색상이 선명하고 독창적입니다.
 
홍승수 작가는 “제 마음속이 무채색으로 가득할 때, 음악을 들으며 이 작품들을 창작한 것처럼 사람들이 삶이 지루하거나 우울할 때, 혹은 음악을 들을 때 제 작품을 떠올리면서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전했습니다.
 
부산에서 전시회를 하시기에 부산 분이신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니네요. 첫 전시회라 일부러 먼 곳에서 열었대요. 아마 서울이나 서울근교 어디쯤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때는 언론을 통해 전시회 소식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전시회의 이름은 ‘1악장 by Leather’전입니다. 4월 30일까지라고 하니까 부산분들, 부산에 놀러가실 분들 한번 들러보세요. 부산 광안리 바닷가 근처(부산 남구 용호동 5-12) 갤러리 카페 피앤오(P&O)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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