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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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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들도 다시 기대감 "피해 컸지만 재입주 원한다"

27일 회담성공 기원행사 열기로…"충분한 안전장치 마련 기대"

2018-04-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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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선·이우찬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해 개성공단 철수 기업들도 기대감에 부풀었다. 억지로 퇴거할 당시엔 울분이 컸지만 전과 다른 훈풍이 얼음장을 녹인다. 개성공단이 남북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사업이라 매출 이상의 가치를 보고 진출했던 기업들도 많았다. 다수 기업들이 재입주를 희망했다.
 
김서진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상무는 25일 "기업 대부분이 빠른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지금도 영업손실은 계속 쌓이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입주해 생산을 재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27일 새벽 5시부터 청와대 앞에서 성공적 회담을 기원하는 행사도 연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으로 공단에 다시 들어갈 길이 열릴 경우 우선 검토하겠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개성공단 입주 1호 기업인 신원의 개성공단 공장 전경. 사진/신원
 
입주 기업들은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상당 부분 전향적 자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기대감을 보인다. 2006년부터 개성공단에서 패러글라이더 날개 등 항공스포츠용품을 생산한 진글라더의 송진석 대표는  "우리 회사 만큼 개성공단 철수로 타격이 큰 곳도 없었을 것"이라며 "철수 당시에는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는 걸 보고 재입주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의 경협 분위기라면 최소 10년은 안정적으로 공장 운영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개성공단에는 2016년 2월 철수하기 전 총 123개 기업이 입주해 있었다. 업종별로 패션·섬유가 60%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때문에 철수로 인한 피해도 패션기업들이 컸다. 신원, 인디에프, 좋은사람들 등이 대표적이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들도 다수 있었다.
 
신원은 2004년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통일냄비'를 만든 리빙아트가 철수한 후 개성공단 입주 1호 타이틀을 넘겨받은 만큼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의미는 남달랐다. 신원의 개성공단 본단지 신규공장은 2층 건물로 공단 내 최대규모였다. 증설 후 현지인 3600명과 주재원 18명이 근무했다. 
 
매출 10% 이상이 개성공단에서 나오다 가동이 중단된 타격은 컸다. 그래도 재가동 시 입주는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다. 신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황을 관찰하면서 기회를 찾고 있다"며 "공단 재가동이 확정될 경우 들어가자는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신원은 무엇보다 개성공단 공장이 현재 패션에 필요한 빠른 반응 생산에 최적의 장소라고 본다. 신원은 "과거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개성공단에서 다시 적극적인 남북경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폐쇄 후 타지에서 가동률을 높였던 기업들은 개성공단의 효율성을 높이 산다. 진글라더의 경우 공단 대체지로 중국생산을 늘렸지만 비용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이 인건비는 물론 언어적 측면이나 육로로 이동해 물류비가 적게 드는 등 장점이 많다는 얘기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다만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우려도 보였다. 김서진 상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할 때 법적 절차를 명확히 하도록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예컨대 어떤 경우에도 정세에 영향 없이 공단 운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합의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선·이우찬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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