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권순철

(토마토칼럼)지방선거, 생활정치의 시작이다

2018-05-03 06:00

조회수 : 4,45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오는 6월13일 제7회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미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후보들이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려고 발품을 팔고 있다. 이번 선거는 중앙정치인을 선출하는 대선이나 총선이 아닌 우리 동네, 우리 마을을 대표하는 선량을 뽑는 선거다. 지방선거에서는 특별시, 직할시, 도 같은 광역단체장도 선출하지만 시장, 군수 등 기초단체장과 시의원과 군의원 같은 기초의원을 뽑아 지역 살림을 맡기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 지방선거는 주민을 대신해 봉사할 지역일꾼들을 선출하는 것이고, 일꾼들은 우리의 삶과 직접 연결돼 있는 생활정책들을 실현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방선거 이슈는 요즘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드루킹 사건이나 북핵 문제 등 거대 담론이 아닌 우리집 앞길의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신호체계를 어떻게 바꿀것인가? 밤 늦게 까지 공부하고 돌아오는 자녀들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귀가시킬 수 있을까? 등 비록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것들에 대한 정책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 주위에서부터 하나하나씩 개선해 나가면 중앙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고, 국가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남군의 출산정책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인구절벽시대를 대비라도 한 듯 해남군은 지난 2008년부터 군과 군의회가 나서서 출산장려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우선 군은 기초단체 최초로 출산정책팀을 만들어 각종 출산관련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해남군은 전국에서 최저 수준의 재정자립도(6%대)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는 신생아 양육비 등 모자보건 조례를 개정해 2012년부터 아이들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신생아 출생시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 720만원을 지원, 주민들의 양육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산부 초음파 검사비와 난임부부의 시술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전남에서 최초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 좋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으로 산모들을 볼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남군은 5년 연속 합계산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수) 1위를 지켜오고 있다. 2016년 2.42명, 2015년 2.46명, 2014년 2.43명으로 전국평균 1.17명(2016년)과 전남 평균 1.46명을 크게 앞서고 있다. 다른 지자체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까지 해남군의 출산정책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렇듯 생활정치는 나비효과를 일으켜 중앙정치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때문에 지방자치가 잘 돼야 중앙정치가 잘되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 지방자치는 한마디로 주민과 지역 대표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좀 더 낳은 삶의 터전을 만드는 생활정치다.
 
유권자 입장에서도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정책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정치 이슈나 대중적 이미지를 내세워 표를 얻으려는 후보보다는 우리 주위에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후보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재선 또는 3선에 도전하는 후보자들도 많다. 지난 4년 동안 지방자치활동을 성실히 수행했으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계속 밀어줘야 한다. 하지만 기득권에 안주하는 지역정치인들은 과감히 신인들로 교체해 풀뿌리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권순철 경제부장
 
 
  • 권순철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