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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현장+)자율주행 기술개발 기지 '서산자율시험장'

3000억 투입해 지난해 본격 가동…언론에 첫 공개

2018-05-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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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이동하고 있는 승용차 운전자가 기자들을 향해 핸들을 놓아둔 채 손을 흔들었다. 스스로 우회전 한 승용차는 사거리 교차로에 진입, 좌회전 차선으로 이동, 신호를 받기 위해 자동으로 멈췄다.
 
지난 16일 찾아간 충남 서산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에서 만난 자율주행차 M.BILLY(엠빌리)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기술 습득을 위해 개발한 엠빌리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8개 종류, 총 25개의 센서가 장착되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는 3대의 엠빌리를 실차평가에 투입했다. 현대모비스는 연말까지 10대, 내년까지 20대까지 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자 엠빌리의 핸들은 곧바로 왼쪽으로 돌아갔다. 원형 회전 교차로에 다다르자 일반 승용차가 앞에 있었다. 엠빌리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일반 차량이 기다렸다가 조심히 통과했다. 엠빌리는 직선 도로에서 시내주행 평균 속도인 시속 40km로 달렸는데 전혀 무리가 없어 보였다. 이날 엠빌리가 가상의 도심로를 달린 거리는 약 2km로, 실제 사람이 운전할 때처럼 속도를 많이 내지는 못했지만 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인식, 회전 구간이 많은 도심 주행로를 안정적으로 달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주행시험장은 현대모비스의 미래를 책임질 신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다. 약 3000억원을 투입한 이곳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가동했다. 현대모비스는 여의도 절반에 해당하는 112만m²(약 34만평)이 면적에 14개의 시험로와 4개의 시험동을 갖춘 주행시험장에서 미래 자동차의 중요 부분인 자율주행 독자센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고 있는 이원오 책임연구원은 “현재 엠빌리에는 독자 개발한 전방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며 “카메라와 라이더 등 다른 센서도 순차적으로 독자 개발해 실차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 내 첨단시험로에서 엠빌리가 스스로 좌회전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통상 보안 등의 문제로 각 기업들은 연구기술 장소를 되도록 외부에 잘 알리지 않는데,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주행시험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회사는 미래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자율주행 독자센서를 2020년까지 모두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재 부품매출 대비 7% 수준인 연구개발(R&D) 투자비 비중을 2021년까지 10%로 높이고, 이 중 50%를 자율주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등의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양승욱 모비스 ICT 연구소장(부사장)은 "독일의 유명 레이더 개발 전문 업체 두 곳과 제휴를 통해 레이더를 개발하는 등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해 안에 보급형과 고성능 레이더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연구개발 인력도 현재 600여명에서 2021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산=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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