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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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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현장24시)⑤충북지사,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

"충북도민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

2018-05-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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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17일 오전 8시30분. 충북 청주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소속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갔다. 사무소의 문을 열자 박 후보와 함께 캠프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듯 보였다. 너무 일찍온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들은 캠프 관계자가 아닌 이 지역 주민들이었다. 박 후보에게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위해 직접 사무소를 찾은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의 슬로건은 ‘열려라 도민세상, 누리자 충북시대’다. 캠프 관계자는 “하루에 평균 수백명의 도민들이 예약없이 후보를 뵈러 사무실로 온다”며 “주로 지역 발전, 균형 발전에 대한 이야기 많이 건의하고,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서민들의 삶을 보살펴 달라는 이야기들도 많다”고 전했다.
 
캠프 관계자와 이야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박 후보는 자신을 찾아온 주민들과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박 후보는 “도지사는 시민단체와 의회, 전문가를 한축으로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은 진정한 협치를 이뤄내야 한다”며 “도지사 중심의 열린 행정이 중요하다. 우리 도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봇물처럼 나와서 이를 정책화 하고 실현되도록 도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박 후보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서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로 이동하는 동안에 만난 40대 남성의 택시기사는 “선거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한국당 후보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후보는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정작 낮은 인지도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듯 했다.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캠프 관계자는 “인지도면에서는 이시종 후보가 충북지사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 주민들도 더 많이 만나고 방송 출연 횟수도 많이 늘리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오후에는 HCN 충북방송에서 인터뷰도 했다.
 
충북 청주 상당구의 한 건물에 자유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의 현수막이 17일 걸려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전 일정 대부분을 선거사무소에서 보낸 박 후보는 오전 11시가 좀 지나서야 본격적인 현장 일정에 돌입했다. 박 후보의 첫 현장 일정은 보훈단체 간담회였다. 청주 보훈회관을 방문한 박 후보는 국가유공자들을 만나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저희 아버지는 91세다. 6·25 참전 용사다. 요즘에 자식이 도지사 출마했다고 지금 고향에서 명함 돌리고 계신다. 이런 아버지의 몸에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들이 있다. 아버지는 직접 겪은 전쟁을 저에게 말씀해주셨다. 어르신들께서 목숨을 걸고 지켜낸 이 나라를 더 잘 만들어 나가겠다. 그리고 잊지 않겠다.” 박 후보의 이야기에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듯 보였다. 일부 참석자는 박 후보의 두 손을 꼭 잡고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다.
 
박 후보는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자, 이날 두 번째 일정으로 산남복지관을 방문했다. 어르신들에게 무료 배식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박 후보는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기에 앞서 “주민의 삶의 질을 뒷받침하는 기초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8년 간의 도정은 과거 개발 방식처럼 SOC나 대규모 투자유치, 무리한 국제행사 추진으로 일관해왔다”면서 “교육, 의료, 문화예술, 복지 등에 투자를 소홀히 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충북도민의 삶의 질 저하는 박 후보가 이번 선거에 나서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박 후보는 복지관 방문 때는 넥타이를 풀고 한결 편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박 후보는 어르신들에게 음식과 물을 가져다 드리기도 하고, 어르신들과의 대화 중에도 테이블 위에 버려진 비닐봉지를 손수 정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땀을 흘리는 그를 본 한 어르신은 수박을 직접 박 후보의 입안에 넣어주며 “파이팅”을 외쳤고, 또다른 어르신은 박 후보를 향해 “인상이 도지사감”이라고 덕담해주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런 선거운동이 아직 익숙지 않은 탓인지, 계속 방송 촬영 구도에 맞지 않는 곳으로 이동해 보좌진이 동선을 조언해주는 광경도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다음 일정으로 같은 당 소속 최재옥 증평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날 박 후보와 동행 취재하며 들어본 지역 민심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다. “한국당은 안 된다”와 “그래도 한국당이지”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50대 남성은 “이시종 후보에 대해 3선 피로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주변에 문재인정부 욕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이것보다 한국당이 막말하고 여당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더 싫어한다”고 전했다. 70대 남성의 한 택시기사 입장은 달랐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 어제 고위급회담도 연기하고, 핵을 포기할 리가 없다”며 “그러고 보면 한국당 이야기가 무조건 맞다”고 했다. 청주시 상당구에서 빵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남성은 “최근에 선거 이야기를 거의 안 한다. 이쯤되면 할 때가 됐는데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가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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