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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6.13지방선거 현장24시)⑥울산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

"힘있는 시장으로 새로운 울산을"

2018-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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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시장 후보 송철호 토머스 모어입니다.”(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떨어질 만큼 떨어졌어. 이제 돼야지. 1번 아이요.”(전하성당 이영묵 초대신부)
 
20일 오전 11시30분 울산 동구 전하성당 40주년 기념행사장. 감색 정장 차림의 송철호 후보가 등장해선 일일이 신부님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건넸다. 아침 선거 유세현장에서 입었던 파란 점퍼와 어깨띠는 벗어 뒀다. 이미 건너편 성바오로 성당 미사에 참석한 그는 빠듯한 선거 일정에도 일요일 미사는 거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송 후보의 동선에 곧 ‘어르신 부대’가 따라 붙는다. 백발의 할머니가 “아이고~ 여전하시네요”하며 송 후보를 맞자 옆에 있던 어르신들이 몰려와 송 후보의 손을 잡는다. “늦었습니다”하며 그들의 손을 꼭 잡으면서 눈 맞춤도 잊지 않았다. 옆에서 유희곤 수행실장은 “울산 아줌마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연예인급 인기, 세상이 바뀌고 있는 증거”라고 말한다. 울산은 기본적으로 보수세가 강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와 현대자동차가 있는 북구의 경우 노동계를 주축으로 진보진영이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20일 성바오로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신부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26년째 도전자로 머물던 송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을 이변으로 여기는 이유다. 지난 11~12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국제신문 의뢰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송 후보의 지지율은 44.1%로, 28.4%를 얻은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에 15.7%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13~14일 여론조사(송 후보 41.6%, 김 후보 29.1%) 때보다 격차를 더 벌렸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송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경남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 고문변호사를 담당하며 대중 정치인 못지않은 화법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어필한 것이 강점이다.
 
노무현정부 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그는 수차례 선거에서 패배한 전력과 외유 탓에 인지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최근 간담회를 잇달아 열어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유권자 한명 한명에 투표와 지지를 호소하는 저인망식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날 새벽 6시 집에서 출발한 그는 첫 유세현장인 신복로터리에서 주말 나들이에 나서는 버스 60여대에 나눠 탄 약 2000여명의 시민을 만나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든 지난 2월 이후 매주 주말마다 하는 일이라고 했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힘 있는 시장, 새로운 울산’이 슬로건이다. 23년 적폐시정을 이제 바꿔 달라는 당부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며 “그 책임감 때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옆에서 송 후보가 “힘써달란 시민들 얘기를 들으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미쳐야 미친다. 끝나야 끝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20일 북구 염포초등학교에서 열린 새중앙새마을금고 효사랑 경로잔치를 찾아 어르신들과 흥겨운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울산시민들에게 내민 대표 공약이 뭔지 궁금했다. 송 후보는 “경제 위기 속 울산은 경기 침체가 첫 손으로 꼽히는 도시가 됐다. 도로와 철도, 공공병원 등 대규모 SOC투자가 시급하다”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우선돼야 한다. 다른 도시가 20년, 30년 전 하던 요구를 이제야, 아직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맞게 된 북방시대의 흐름에서 북방경제 교류의 중심지 울산을 꾀할 것”이라고도 했다.
 
송 후보가 고민을 갖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인구유출’ 문제다. 실제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울산의 순유출 인구는 3665명에 달했다. 이 기간 울산지역 인구는 115만7000명을 기록했다. 송 후보는 “울산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15년 120만명을 찍은 뒤 그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광역시의 기본조건이 100만명인데 이대로라면 연 1만5000명씩 줄게 된다”며 “성장 동력을 되찾을 동력은 기본적으로 인력에 달렸다”고 걱정했다.
 
염포초등학교에서 열린 새마을금고 효사랑 경로잔치에 참석해 어르신들과 환담을 나눈 그는 오후 2시 은광교회 43주년 창립행사 참석을 위해 다시 차에 올라탔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또한 전에 없던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그는 “송 후보의 경우 가톨릭신자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상 모든 종교를 적대시해선 안 되기 때문에 법회 초대로 사찰 방문일정 등은 많은 편이지만 진보진영에 배타적인 울산지역 교회에서 민주당 후보를 부르는 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하루 평균 자동차로 200km에 이르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도 울산 남구를 시작으로 동구, 북구에 이어 울산대공원에 이르기까지 공개일정만 6곳을 찾았다. 송 후보는 하루 4시간 수면을 취하는 탓에 이동 중 차안에서 토막잠을 자는 일도 많지만 일정을 건너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 수행실장은 “오늘 일정은 그나마 좀 느슨히 짰다”고 했지만 실제 일정을 보면 오전 6시 반부터 늦은 밤까지 30분에서 1시간 단위로 일정이 빽빽하게 짜여 있다. 판세는 다소 유리하다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송철호 후보 약력 ▲1949년 부산 출생 ▲고려대 행정학과 ▲82년 사법시험 합격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건설플랜트 노조 고문변호사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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