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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제약·바이오, ASCO로 분위기 전환할까

내달 1일 세계 최대 암학회 개최…각 사 개발신약 경쟁력 입증 기회

2018-05-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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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기술수출 취소, 금융감독원발 테마감리 등 잇따른 악재에 주춤했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다음달 반등을 노린다. 세계 최대 암학회라는 굵직한 행사를 발판삼아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학회 행사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항암치료제 개발로 주목받던 국내 기업들은 각 사 파이프라인의 중간 결과를 내놓고 경쟁력을 입증해 최근 업계에 가중된 불확실성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포부다. 
 
최근 수년간 상승세를 지속하던 제약·바이오업종은 올 들어 연이은 악재에 직면했다. 연초 한미약품 기술수출 취소를 시작으로 네이처셀 조건부 허가 승인 실패, 금감원의 제약·바이오업종 테마감리에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논란까지 불거지며 불확실성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적 자신감과 높은 잠재력을 바탕으로 주목받던 업계를 향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었다. 잠재력을 폭발시킬 신약 개발을 위해 오랜 투자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드는 업종 특성상 멀어지는 투심은 뼈 아픈 요소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개발 중인 신약의 중간 결과를 대거 발표하는 ASCO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상황이다. ASCO는 전세계 약 4만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종양 학회다. 참가자 대부분이 관련 전문가로 구성돼 각 사별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검증받는 자리인 만큼 업계 입장에선 최근의 의혹을 씻어내는 동시에, 가능성을 재차 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ASCO를 통해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곳은 신라젠, 에이치엘비, 한미약품, 유한양행(오스코텍) 등이다.
 
항암 치료물질 '펙사벡'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라젠은 ASCO를 통해 고형암 환자 대상 선행용법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한다. 신라젠은 앞서 지난 17일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는 ASCO 연구결과 초록 내용을 선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미국암학회(AACR) 당시 발표된 내용들이 대부분 전임상 데이터에 불과했지만, ASCO를 통해 임상 1상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는 만큼 결과 여부에 따라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ASCO 초록을 통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8개 항목 임상 결과를 공개한 에이치엘비는 본 무대를 통해 PD-1을 타깃으로 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사전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임상결과를 발표한다.
 
한미약품은 호구중감소증(항암치료나 감염 때문에 백혈구 내 호중구 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 신약 '롤론티스'의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월 롤론티스의 연내 미국 허가 신청 계획을 밝힌 만큼 진행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폐암치료제 '포지오티닙'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2상 결과도 공개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 이전 받아 공동 개발 중인 폐암치료제 'YH25448'에 대한 임상 1/2상 결과를 공개한다. 유한양행 역시 초록을 통해 연구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이밖에 국내 유전체 분석 서비스기업 테라젠이텍스는 자회사 메드팩토를 통해 개발 중인 면역 항암제 '벡토서팁'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한올바이오파마의 자회사 이뮤노멧은 암세포 증식 억제물질 'IM156'의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AACR(미국 암연구학회)에선 주로 연구결과나 데이터 등이 공개됐다면, ASCO를 통해서는 각 사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이 잇달아 발표되는 만큼 학회 이후 부정적 시각이나 우려가 한층 완화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가중에 고심 중인 제약·바이오업계가 다음달 세계 최대 암학술 행사인 ASCO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각 사는 개발신약의 경쟁력을 입증해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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