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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궁극의 화질 LG OLED TV 탄생 비결…“검사만 1000번”

한 줄기 빛도 허용 않는 화질 측정…음향도 무향실·청음실 거쳐 최적화

2018-05-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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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사방이 검은 커튼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가니 높이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장비가 시선을 압도했다. 77인치 OLED TV를 매단 이 장비는 상하좌우는 물론 대각선 방향까지 720도로 천천히 회전했다. 시선에 따라 화질과 색의 변화를 확인하는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이다. 지난 23일 경기도 평택 LG 디지털파크에서는 LG전자의 자존심 OLED TV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연구개발이 한창이었다.
 
LG전자는 이 시스템으로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 명암비, 시야각, 색재현율 등 1000개 이상의 세부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분석한다. 색상도 RGB(빨강·초록·파랑)별로 휘도를 달리해 최대 6000개까지 확인한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장비 주변은 2중 암막 커튼으로 둘러쌌다. 박유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주방에서 설거지하며 거실에 있는 TV를 봐도 마치 정면에서 시청하는 것과 똑같은 화질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연구원들이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을 이용해 OLED TV 화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같은 시간 옆방에서는 연구원들이 국가별 TV 시청환경과 선호하는 화질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형광등 같은 직접조명 아래서 TV를 시청했다가, 붉은 빛의 스탠드를 간접조명으로 많이 사용하는 유럽의 TV 시청환경도 구현했다. 세계 각국에서 방영 중인 영화·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녹화한 다음, OLED TV와 LCD TV로 재생을 하며 화질 테스트의 자료로 삼았다. 이를 통해 선명도가 떨어지는 부분이라든지, 색상이 원본과 다르게 나오는 부분을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했다.
 
TV에서 화질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음향이다. LG 디지털파크 G3동 1층에서는 OLED TV 음질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다. 무향실은 사방이 스펀지로 만든 흡음재로 둘러싸여 있어 입장과 동시에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곳에서는 천장·벽·바닥 등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반사가 0에 가깝게 설계돼 순수하게 TV에서 나오는 소리만 측정할 수 있다. “우우우웅~” 1~2초간 짧은 소리가 울렸다. TV와 마이크 하나만을 두고 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20Hz~20kHz)를 송출해 이를 데이터로 기록했다. 윤현승 TV음질팀 책임연구원은 “짧은 시간 안에 TV 소리가 모두 들어 있다”면서 “신제품에 대해 최대 100번까지 튜닝을 거쳐 디자인 단계부터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연구원들이 무향실에서 OLED TV의 음향 주파수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무향실에서 음향 주파수를 측정했다면 2층 청음실은 소리를 직접 듣고 평가하는 공간이다. 천장과 벽이 울퉁불퉁하게 설계돼 있어 다양한 환경에서 OLED TV의 소리를 듣고 음의 왜곡과 균형을 바로잡는다.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입체적인 소리를 내는 돌비 애트모스 기능, 시청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소리로 보정하는 공간인식 사운드 기능도 이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은 “실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같은 화질과 음질을 위해 OLED TV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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