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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잠깐, 독서)글도 '미니멀리즘'이다

어려운 글쓰기, 문제는 욕심

2018-06-28 17:35

조회수 : 2,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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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읽어주는기자)는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으로 유명한 강원국씨의 신간 '강원국의 글쓰기'였다. 지면 기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이 코너에서 다뤄본다.

('강원국의 글쓰기'. 사진/메디치미디어)

글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첫 문장이 안나와 날밤 새본 적, 있다. 쓰고 지우고 반복한 적, 있다. 커서만 하염없이 바라본 적, 있다. 심지어는 마감 못하는 꿈도 꿔본 적, 있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여전히 그런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글을 쉽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의 책에서 답을 구하고자 했다. 첫 장부터 나와 흡사한 경험이 나왔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 역시 글쓰기에서 3가지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첫 줄에 대한 공포, 분량의 공포, 마감의 공포. 그럼 그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원고지 사진. 자료/위키피디아)

욕심 덜어내기. 

모든 문제는 욕심이다. 처음부터 잘 쓰려는 마음가짐이 문제다. 쓰기 전에 모든 자료를 찾고 말겠다는 심보 때문이다. 아는 것을 다 넣겠다는 오만 때문이다. 형용사, 부사를 억지로 넣으려는 무리수 때문이다. 글에 대한 부담만 커질 뿐, 신나지 않는다.

저자는 '솔직하게' 글을 대해보라 권한다. 자신의 있는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머릿 속에 든 만큼, 마음으로 느낀 만큼 써보는 것이다. 딱 나의 글쓰기 수준만큼 써서 보여준다 생각하면 된다. 일단 풀어 놓고 나서 하나씩 고쳐가면 된다. 세상에 못쓸 글은 없다.

그래도 욕심이 난다면? 저자는 글쓰기가 욕심과 실력의 함수관계라 한다. 채우기 아니면 비우기다. 가난의 고통과 마찬가지다. 없애려면 재산을 늘리거나 욕망을 줄이는 것. 이미 톨스토이가 준 가르침이다.

그래도 욕심이 나면 실력을 쌓아야 한다. 당연히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하며 갖춰야 할 습관들은 많다. 아리송한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본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메모한다.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는 유심히 관찰한다. 자신 만의 새로운 생각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독서한다. 그렇게 습관들이 축적될 때 나만의 문체가 생기고 글이 나온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실력은 단기간에 느는 게 아니니 일단 욕심을 버리자. 욕심을 버리는 순간 '마구' 글을 쓸 수 있다. 당연히 절로 노력도 하게 된다. 글을 잘 쓰려면 마음을 '미니멀리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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