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민호

허언증에 시달리는 CFO

2018-06-29 15:54

조회수 : 1,04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기업의 보수주의 보신주의

#허언증에 시달리는 CFO

By 회계니스트 - 2018년 6월29일

"회계팀장아 일루 드루와봐"



매년 말 12월31일. 한 기업의 살림살이가 다 끝난다. 하지만 이때부터 기업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기업의 주인님인 주주들에게 한해 동안 벌어놓은 돈이 얼마인지 조목조목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의 재무제표는 2월말경에 발표가 된다. 직원들이 대체 얼마나 벌어오고 얼마나 먹고 마셨
는지를 계산하는게 두어달 걸리기 때문이다. 

CEO는 가급적 이익이 많이 났다고 보고 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보는 제무제표는 그냥 거들뿐 실제
로는 CEO와 CFO가 이익을 조작하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쓴다. 이익이 많이 날수록 주주님들은
기뻐하고 나의 연봉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12월31일부터 2월말까지는 회계팀장이 죽어난다.
Back to the future. 쓴돈 살려내고 없는돈 끌고와서 적당히 돈을 벌었다고 짜맞추기 게임이 시작
된다. 1만 피스 퍼즐의 10배 정도 난이도다. 

회계장부를 정리할때 제1원칙은 보수주의다. Conservatism. 이익이 날 것 같으면 잡지말고 손해가
날 것 같으면 무조건 잡으라는 것. 왜냐. 이익이 날줄 알았는데 안나면 자칫 폭망할 수 있다. 손해가
날 것 같아서 미리잡아두면 충격에 그만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돈에 너무 기대하지 말고 잃
을돈에 충격받지 말라는 것이다. 주주님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선주도 골라서
사야한다.




기업의 한해 결산이 끝나면 이사회는 배당을 선언하게 된다. 물론 배당을 주지 않기로 한다면 안주는
것이다. 이사회가 배당여부를 결정하지만 주주들의 눈치를 안볼 수가 없다. 이사회는 주주들이 임명
하기 때문이다. 

보통 주주들은 배당을 안하고 묵혀두기를 원한다. 배당을 받으면 일단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 주식으로 배당을 받던지 건물로 받던지. 이와 달리 우선주 주주들은
배당을 목적으로 주식을 산다. 하지만 보통주 주주들이 배당하기를 거부하면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

우선 돈을 준다고 해서 우선주일 뿐 보통주가 안주면 사실상 호구다. 우선주도 나름 재테크로 괜찮다
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호구가 된다. 혹시라도 우선주에 관심이 많다면 누적우선주를 사는 것을 권
한다. 누적우선주는 배당을 못받아도 언젠가는 다 주기 때문에 못받을 일은 없다. 다만 비쌀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보신주의 같은말은
분식회계




회계에서 말하는 분식회계는 가루 분(粉)자를 사용한다. 가루는 파우더 가루를 의미한다. 회계장부
를 예쁘게 꾸민다는 뜻이다. 보수주의적 회계와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분식회계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든다. 즉 너무 심하게 화장을 하면 잡혀가고 적당히 화장을 
하면 불법이 아니다. 분식회계는 보통 이익을 부풀리게 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익이 쪼그라들면 투자
자들이 불안해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을 매각할때도 가급적 많은 돈을 받기 위해 화장을 덧칠한다.

예를 들면 1년치 보험료를 월할부로 쪼개면 11개월치 비용은 순식간에 자산으로 둔갑한다. 없는돈 
만들어내기는 클릭 몇번으로 가능하다. 

우리가 말하는 불법으로써의 분식회계는 소개팅에 나간 사람이 화장을 했느냐 성형수술을 했느냐 정
도의 차이일 것이다. 소개팅에 나갈때 화장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안좋은 것은 미리
다 얘기해줘




보신주의는 회사가 살기 위해서 하는 화장. 즉 분식회계다. 보수주의적인 회계는 미래에 있을 손해는
무조건 다 회계장부에 반영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익은 기대가 되도 인식하지 않고 손해는
가능성이 낮아도 반영을 한다. 

노동쟁의가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공장은 일부 멈춘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로인한 손해를 장부에 기
록하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공장부지를 사들였을때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이익이라고 
기록하지 않는다. 노동쟁의는 한번 번지면 돌이킬 수 없지만 계약서 따위는 도장찍기전 언제든지
돌이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회사내에서 안좋은 일이 발생할 것 같은 정보는 모두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 하지만 돈이
되고 안되는 정보를 수집해야지 직원들의 사기진작이나 사내연애로 인한 전투력 감소 등은 돈하고 직
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에 보신주의도 보수주의도 아니다.

 
  • 박민호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