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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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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증 생기고 상여금 받아요…소속감이 가장 뿌듯"

공공 정규직 전환이 만든 변화들…노사협력·직무중심 임금체계·바람직한 자회사 설립이 관건

2018-07-20 09:34

조회수 :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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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직 전환 이후 업무적인 차이보다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차이들이 많았어요. 사원증이 있는가 없는가, 내 이름으로 기안을 올릴 수 있는가 없는가 등입니다. 사소한 차이지만, 매일매일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한국토지 주택공사, 해외사업처 임모씨)
 
# "하루 근무하고 하루치 임금을 받는 시스템이라 일일 알바와 다름이 없었어요. 당장 그만둔다고 해도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으니 소속감을 느끼는데도 사실 무리가 있었어요. 많은 근무자들도 마음가짐이 그랬을 것입니다. 10년 가까이 성실하게 시간제경마직 근로자로 근무했던 보람을 느끼게 되어 뿌듯합니다" (한국마사회, 시간제경마직 안모씨)
 
# "17년 넘게 인천공항을 일터로 근무하고 있었지만 아이에게 '아빠는 인천공항에서 일해'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해 늘 마음이 걸렸습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 명함이 나왔을 때 제일 먼저 딸아이에게 자랑을 했어요"(인천공항운영관리, 인사팀 이모씨)
 
 
정부가 작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책을 발표한 지 1년 만에 13만3000명이 정규직으로 정착하면서 이들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간 느꼈던 소외감과 차별에서 벗어나 정규직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기가 진작됐다는 평이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1년간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13만3000명에 달한다. 이는 2020년까지 예상전환규모인 20만5000명 대비 64.6% 수준이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단순한 고용형태의 변경이 아닌 인사관리 시스템의 전반적인 재구축 과정이다. 이에 각 기관들은 쉽지 않은 과정을 현장의 노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결과라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을 둘러싸고 노·사간 진통을 겪고 있는 기관도 적지 않은 것이다.
 
이미 정규직 전환을 마친 한국마사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각각 5569명, 2983명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두 기관은 노·사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 비정규직 대책에서 전환 제외자로 분류됐던 직종을 전환대상에 포함하고, 전환결정도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마사회의 경우 올 1월1일자로 '시간제 경마직' 5557명과 위촉직 근로자 12명을 포함해 총 5569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이들은 매년 근무평가에 따라 1년 단위 재계약을 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인데 특히 시간제 경마직의 경우 주 1일 또는 주 2일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다.
 
정부청사관리본부와 한국철동공사는 직무의 유형과 난이도를 반영한 직무중심의 임금체계를 새롭게 도입한 기관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는 세종·서울·대전 등 10개 청사에 청소와 시설관리 등 7개 분야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2435명이 일한다. 청사관리본부는 노·사 합의를 거쳐 중앙부처 최초로 직무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했다. 즉 10개 청사의 임금체계를 일원화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한 것이다. 여기에 일반사원 기준 14% 가량 임금이 상승하는 처우개선도 이뤄졌다.
 
바람직한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을 추진하는 식의 정규직전환도 이뤄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43차례에 걸친 노·사 협의 와 일자리 자문단의 자문을 거쳐 소방대·보안검색 등 2940명을 직접고용하고, 공항운영 및 시설관리 등 6845명은 2개 자회사에서 고용하기로 했다.
 
특히 인천국제공사의 경우 1만명이나 되는 근로자들을 모두 직접 고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이에 작년 9월 임시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관리를 설립해 올 1월1일부터 계약이 종료되는 근로자들을 여기에 우선 채용하고 있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그간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임금체계, 전환방식, 자회사 설립·운영 부분을 중심으로 실제 노사전문가들이 문제를 풀어나갔던 과정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사례집을 만들었다"며 "많은 기관들이 사례집을 통해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라고, 하반기에는 파견·용역 부문의 정규직 전환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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