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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김경수 지사 "특검이 유력한 증거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댓글 조작 등 피의자 신분 출석해 18시간 이상 조사

2018-08-0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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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에서 18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3시50분쯤 특검 사무실에서 나온 김 지사는 "충분히 설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며 "수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말했다.

출석할 때와 입장의 변화가 없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똑같다"고 대답했으며, 특검팀이 유력한 증거를 제시했냐는 물음에는 "유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는 일명 '산채'로 불린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했는지에 대해서는 "전부터 말씀드렸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고, '드루킹' 김모씨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증거를 특검팀이 제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것은 특검에게 확인해 달라"고 말한 후 차를 타고 귀가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김씨 등이 댓글을 조작한 사건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 등은 네이버 아이디와 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등을 사용해 기사 댓글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클릭하는 등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오전 9시30분부터 김 지사를 상대로 '킹크랩' 사용을 알고 있었는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에게 오사카 총영사 등을 제안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김 지사는 이러한 의혹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6일 오전 9시25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누구보다 특검 도입을 먼저 주장했다"며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일 특별검사보와 검사를 포함한 17명을 보내 김 지사의 관사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국회에서 김 지사가 의원 재직 시 사용했던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충북 충주시에서 열린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후 서울로 와 특검팀에 휴대전화 2대를 임의제출했다.

특검팀은 지난 주말부터 김씨를 비롯해 '서유기' 박모씨, '둘리' 우모씨, '초뽀'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등 구속 상태인 피의자와 도 변호사, 김 지사의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근무한 한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또 김씨가 최근 자진해서 제출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서 김씨와 김 지사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로 대화한 내용도 분석했다. 해당 USB에서는 김 지사가 지난해 1월 대선 후보 정책 공약과 관련해 재벌 개혁에 대한 자료를 김씨에게 요청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7일 새벽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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