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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겨냥하는 '트럼프식 무역협상'

2018-10-02 17:45

조회수 :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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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화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들과의 협정을 새로 했고 유럽연합과 일본도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전선을 차례 차례 정리하고 있는데, 최종적 목표인 중국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협정 과정 중에는 '미국 제일주의'를 우선으로 내세우며 '협박과 막말'도 오간다고 하는데요. 현재까지 관세 협정이 어떻게 재진행 돼왔고 앞으로 어떤 절차를 더 거치게 될지 분석과 전망을 살펴봅니다.

1.한국, 트럼프식 무역협상의 첫 '메이저 딜'

"한미FTA 개정, 트럼프의 첫 메이저 협약…쿼터 수정에 중점"
(연합뉴스 읽어보기)

한미FTA로 트럼프 사정권 벗어났지만 자동차 관세는
(연합뉴스 읽어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제품을 실어보낼 것"이라며 미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농산물 분야를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예로 든 자동차 분야의 경우 쿼터(수입할당)를 늘린다고 해서 판매가 기대만큼 곧바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 의회에서 미국산 자동차 쿼터 확장과 농산물 수입 압력은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진행된 한미 FTA는 트럼프식 무역협상의 첫 '메이저 딜'이었습니다. 자동차 쿼터 확장 등 실질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견돼 우리나라는 미국발 통상압박을 잘 피해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서명만으로 미국의 통상압박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은 아니라는 경계도 나옵니다. 한국이 철강 관세대신 쿼터를 받아들였듯,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 분야의 수입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거란 전망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2."나프타 폐기, 미국 제조업 강국될 것"

트럼프, 나프타 이름 폐기…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협정(USMCA) 명명
(한국일보 읽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 멕시코와 무역협정 개정에 합의한 데 대해 환영하며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란 이름을 폐기하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이라고 새롭게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에 대해 “무역 규모가 1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이라며 "이것이 북미를 제조업 강국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가 미국의 일자리를 없애고 무역 적자를 초래한다고 지적해온 건 대선 때부터 입니다. 당선된 이후에도 지난해 캐나다, 멕시코와 개정 협상에 착수해왔고 8월말 멕시코와 새 개정 협약에 타결을 이룬 바 있습니다. 이날 캐나다와도 타결에 성공했는데, 미국 내 농업과 제조업자들에게 막대한 시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자평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보복성 관세 부과 협박으로 이번 협정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비판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최근 중국, 유럽 등과 무역 갈등을 벌이며 걸핏하면 보복성 관세 부과를 주장했던 그의 방법에 힘이 실리게 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식 전략에 화력이 세지고 있다는 것으로 이번 협상을 해석하기도 합니다.

나프타 폐기 후 새 협정을 설명 중인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

3.다음 타깃은 브라질과 인도

트럼프, 새 북미협정 후 다음 차례 브라질ㆍ인도 ‘겨냥’
(헤럴드 경제 읽어보기)

새 무역협정 타결 소식에 주변국들과 미국의 기타 무역 상대국 및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과 인도 등의 국가를 다음 타깃으로 새로운 무역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외신은 “트럼프가 이번엔 인도와 브라질의 보호무역주의가 세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를 '관세 왕(tariff king)'이라 칭하면서 다음 표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을 인도에 수출할 때 매우 높은 관세를 적용한다는 지적을 했고, 브라질과 관련해선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면에서) 세계 제일로 힘든 국가로 꼽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4.최종 화살은 EU와 중국을 위한 것?

나프타 타결지은 미국, 다음 타깃 중국에 화력 집중
(연합뉴스 읽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새 무역협정이 미국에 '돈과 일자리'를 쏟아낼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새 협정의 중요성은 사실 그 세부내용보다 중국과의 싸움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이 진행 중인 유럽연합(EU), 일본과는 결국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만은 불만 표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결국은 중국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 작전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힘 겨루기를 하는 와중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입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시동을 건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이 일부 전선을 소개하고 이전하는 중이라는 관전평을 전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서명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미일 무역협의를 벌이기로 합의한 것이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신문에 따르면 USMCA에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3국이 새 협정에 환율이나 국제통화 체계를 조작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집어 넣었는데, 이는 당장 새 무역협정이 북미 지역 내 통상갈등을 원천 차단하고 북미를 투자 매력이 높은 지역으로 만듦으로써 중국에 불리하게 하는 부가적 압박 신호라는 겁니다. 

반대로 중국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물림으로써 생산원가 상승으로 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불리하게 하는 조치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두 국가는 무역 뿐 아니라 군사, 안보 측면에서도 첨예하게 대립 중입니다. 미국 구축함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다 중국 군함과 충돌 직전까지 갈 정도의 상황에 이르렀고 내달 열릴 예정이던 미중 외교·안보 대화도 취소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 계획도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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