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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담판 시계가 더 빨라졌다

2018-10-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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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길에 올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약 '3시간30분' 간 마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미 정상 간 2차 핵 담판이 조만간 열리게 될 거란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사찰단 방문 초청을 제안했다는 점 외에 구체적인 협의 내용들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향후 전반적인 핵의 사찰·검증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 담긴 의미, 이번 협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반응, 북미 정상간 2차 담판의 가능성 등에 관한 내용들을 모아봤습니다.

1. 3시간 30분의 방북 여정 한 폼페이오

김정은과 3시간반 밀착회담→서울행…폼페이오 '정의용 웨이'
(머니투데이 기사 읽어보기)

7일 오전 전용기를 타고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도착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약 2시간 동안 회동했다. 이어진 오찬은 백화원 초대소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오찬은 미 측에 사전 공지되지 않았다. 

현장을 동행취재한 미 CBS 기자는 트위터에 “북미 관계자들 모두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식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북측 관계자에게 오늘 오찬을 하는지 물었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찬장으로 이동하던 중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은 어깨위에 손을 올리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친분있는 행보를 보였다고 합니다. 오찬장에서는 "양국이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아주 좋은 날"이라며 북미간 의견진전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말들이 오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8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노동신문

2.북한과 어떤 대화 오갔을까

폼페이오·김정은 "좋았다" 서로 띄우면서… 구체적 내용은 함구
(조선일보 읽어보기)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에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비핵화 합의 등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동창리 부분은 충분한 의견 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영변 핵 시설 폐기 전 신고·사찰은 아직 입장 차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영변 시설 폐기와 종전 선언을 맞바꾸는 '빅 딜'은 오스트리아 빈 실무 회담을 통한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빅딜 입구 연 폼페이오 평양담판…비핵화-종전선언 퍼즐 맞췄나(종합)
(연합뉴스 읽어보기)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들과 그 반대급부인 종전선언 등이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와 관련해 국무부는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의 방문을 초청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방북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떠나 오후 5시13분쯤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 청와대를 방문해 40분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정부의 참관문제,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 등을 논의했습니다.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자평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초청' 내용을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5월24일 폐기됐으나, 해체 작업이 해외 사찰단의 참관 및 검증 없이 이뤄짐에 따라 '불가역적 폐기'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컸습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사찰을 수용함에 따라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전반적인 사찰·검증에 대한 물밑 논의도 이뤄졌을지, 혹은 추후 가동될 '오스트리아 빈 실무 협상'으로 최종 조율될 수 있을지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뉴시스·노동신문

 
3.가능성 커진 2차 북·미 정상회담

폼페이오 “오늘 또 한걸음 내디뎠다”
(국민일보 읽어보기)

북·미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정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키로 합의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2차 정상회담 일정을 결정하기 위한 실무협상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중심으로 한 ‘빈(오스트리아) 채널’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 대통령 면담 모두발언에서 “북한 방문은 상당히 좋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다”며 “아직 해야 할 게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과 곧 있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 진전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은 확실히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산적인 대화’ ‘한 걸음 진전’ 등의 표현을 쓴 점에 비춰 김 위원장과의 ‘빅딜’ 담판에 성과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8월 폼페이오 장관의 무산된 방북 이후 정체됐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번 협의의 성과는 분명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진전 이뤄져…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다시 보길 기대"(종합)
(연합뉴스 읽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이 오늘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역시 향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암시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사진, 서로 바라보며 웃는 사진, 오찬 회동 전 면담사진 등을 직접 트위터에 올리며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일행이 7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갖고 있다. 사진/미 국무부 트위터

4.빨라진 핵담판 시계…연내 종전선언 가시권?

빅딜 입구 연 폼페이오 평양담판…비핵화-종전선언 퍼즐 맞췄나(종합)
(연합뉴스 읽어보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간선거(11월6일)를 목전에 두고 있어 가시적 비핵화 진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열 경우 정치적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플러스알파'에 대한 북한의 '확약'으로 성과를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중간선거 전이라도 담판 무대를 열어 선거에 이를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소와 날짜는 서로 연동된 문제여서 시기에 따라 장소도 달라질 수 있다. 

폼페이오 "2차 美北정상회담, 실무협상단 꾸려 계속 협의"
(조선일보 읽어보기)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11월 이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0월이 24일밖에 남지 않아 아무리 준비를 서둘러도 이달 안에 정상회담을 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백악관이 다른 사안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시기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중간 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정망이 더 우세합니다. 다만 정치적 성과가 담보될 경우에는 중간선거 직전에 열릴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습니다. 장소의 경우 미국 측이 그동안 계속 이야기 해온 대로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제3국에서 만나는 안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이나 1차 미·북 회담 때 검토된 바 있는 스위스·스웨덴 등이 후보지로 거론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빈은 '핵 신고·검증'을 연상시키는 상징성이 커 북한이 거부감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폼페이오 '4차 방북결과' 들고 방중…中 '평화협정 참여' 주목
(연합뉴스 읽어보기)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늦은 오전 국무장관 전용기편으로 서울을 떠나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할 예정이다. 대북 협상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후 중국에 들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중기간 중국 지도부와 만나 4차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에 중국이 포함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한 중국의 평화협정 참여는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 무역과 안보 갈등을 겪는 미중 관계에서 민감한 지점에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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