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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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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다저스 감독 '이례적' 비판 이유는

양키스팬으로서 라이벌 보스턴의 적은 아군?

2018-10-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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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4승1패의 성적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됐는데요. 시리즈 진행 과정에서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드시리즈 4차전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을 비판한 사건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다저스 감독의 투수 운용을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이닝을 보고 있다. 거의 7회까지 상대를 압도한 리치 힐을 내리고, 흠씬 두들겨 맞은 구원투수를 올리다니 정말 놀랍다. 4점 리드가 날아갔다”며 “감독들은 항상 큰 실수를 한다. 엄청난 실수”라고 적었습니다. 사실상 로버츠 감독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인데요. 
 
미국 현직 대통령이 메이저리그 감독의 투수 운용에 공개적으로 불만과 비판을 나타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전임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대통령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모자를 자주 착용하는 등 열광적인 야구팬으로 알려져 있지만 감독의 경기 운용에 대한 비판은 없었습니다. ‘특정팀의 우승을 기대한다’ 등의 발언 정도에 그쳤죠. 우리나라에서도 현직 대통령이 어느 한 팀의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다면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사건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로버츠 감독의 투수운용을 비판했던 것일까요. 다저스 패배에 아쉬움을 표한 것일 수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저스팬이어서 였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유명인사 가운데 대표적인 뉴욕 양키스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로 알려졌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리베라는 이 시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이며 양키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치켜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 양키스의 영원한 라이벌이 바로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우승을 이뤄낸 보스턴 레드삭스 입니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라이벌 구도를 유지해왔는데요. 라이벌 구도가 얼마나 심하면 보스턴에서 양키스 모자를 쓰고 다녀도 많은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으로 미뤄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츠 감독의 투수 운용에 불만을 터뜨린 이유는 다저스가 보스턴을 상대로 선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적의 적은 나의 아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로버츠 감독을 향한 비판이 단순히 비판에만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저스팬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이유로 로버츠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죠. 로버츠 감독의 투수 교체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다저스 단장은 로버츠 감독의 경기운용에 신뢰를 보냈는데 향후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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