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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유쾌한 반란' 김동연의 다음 행보는

상고졸업 흙수저 출신 정치인, 어디서 들어본 스토리인데

2018-11-09 10:13

조회수 :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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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식발표는 안됐지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경질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만 경질하고 김 부총리에 다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여기서 김 부총리의 인생역정을 잠시 들여다보자.
 
“낮엔 은행원, 밤엔 대학생, 새벽엔 고시생”
 
1957년, 충청북도 음성출신으로 11세때 부친이 타계하고 소년가장 역할을 했다. 판잣집과 천막촌을 전전하다 덕수상고에 입학했고, 17세에 은행원으로 사회 첫발을 디뎠다. 은행을 다니면서 야간대학에서 공부했고, 고시준비도 병행했다. 주경야독 끝에 1982년 제6회 입법고시와 제26회 행정고시를 모두 합격하는 영예를 얻었다.
 
당시 엘리트출신이 즐비한 공직사회에서 그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상고에 야간대학 출신이라 밀고 끌어줄 선배나 동료 하나 없었지만 성실성과 능력으로 이겨냈다. 이명박정부에서 예산실장과 기획재정부차관,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국무조정실장,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등에 연이어 중용된 것은 그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김 부총리의 이력 중에 주목되는 것이 2015년 아주대학교 총장직 취임과 이후 행보다. 그는 대학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닌 학생들 육성에 방향을 잡고 학생들과 수시로 소통했다. 개인적으로는 ‘프라임 사업 지원철회’ 결정이 인상적이다. 당시 많은 대학들이 정부지원금을 위해 학생들의 의사는 무시하고 기존 학과들의 통폐합을 강행했지만, 김 부총리는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계획을 철회했다고 한다. 영혼없는 정통관료가 아닌 소통하는 리더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당시 연봉의 40%를 기부한 것도 미담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스토리와 실력, 실적을 가지고 있으니 정치권에서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인물난에 허덕이는 자유한국당에서는 대권주자까지 키울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공교롭게도 김 부총리의 고향인 충북 음성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현 상황에서 충청대망론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보인다.
 
김 부총리의 페이스북 배경이기도 한 ‘유쾌한 반란’은 그의 주요 좌우명이다. 그는 “반란은 현실을 극복하고 변화시키려는 가장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환경, 자기 자신, 그리고 우리 사회에 대해 건전한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유쾌’하다는 설명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김 부총리가 경질된다면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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