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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을 두루마리에 담아와 펼치다"

동양화가 윤영경씨 12회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12월5일 조선일보미술관

2018-11-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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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붓끝의 예리한 선묘와 목판화의 칼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동양화가 윤영경(사진)씨는 준법(동양화에서 산악이나 암석 따위의 입체감을 표현하기 위하여 쓰는 기법)의 명인으로 유명하다.  
 
산수를 표현하면서 먹에 의지하는 묵법을 배제하고 산세의 주름살을 나타내는 준법만을 사용한다. 그의 준법은 선묘가 계속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는데, 매우 독창적이지만 묵화의 전통을 충실히 잇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호평을 받고 있다. “붓끝의 예리한 선묘와 목판화의 칼맛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극찬은 그의 작품을 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전 문화재청장·미술평론가)의 평이다. 
 
동양화가 윤영경씨가 오는 12월5일부터 서울 정동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하는 12회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에 전시 될 작품 중 한 폭. 사진/윤영경 화가
 
유 교수는 윤 화가의 준법을 "(일방적 추정이지만)그가 본 산세를 생긴대로 따라 그리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즉 준법을 이용해 산수를 그렸다기보다 우리나라 화강암 골산들을 나타내려면 이 방식이 적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의 산수에서는 깡마른 듯 뼈골이 강한 골기가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윤 화가의 산수가 강하고 날카롭기만 하지는 않다. 절제된 묵법이 은은하게 번지면서 선묘를 부드럽게 보듬는다. 먹을 화면 뒷면에서 칠하는 배채법을 쓰기 때문이다. 주로 고려 불화나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많이 사용되던 기법이다. 유 교수는 "이 점은 자기 형식을 전통에 근거하면서 현대적으로 변형해 가며 이어가겠다는 창작 자세가 가져온 결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점이 화가로서의 개성이고 강점"이라고  평했다.
 
동양화가 윤영경씨가 오는 12월5일부터 서울 정동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하는 12회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에 전시 될 작품 중 한 폭. 사진/윤영경 화가
 
윤 화가의 독창성은 '횡권산수'의 조형 형식에서도 두드러진다. 횡권산수는 전통적으로 산수 풍광을 일망무제로 펼쳐서 대작으로 그릴 때 쓰는 가로로 긴 두루마리 그림이다. 조선 초기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횡권산수로 그린 작품이다. 윤 화가도 2017년 9월 개인전 <와유진경>을 통해 자신만의 횡권산수를 보였다. 
 
전통적인 횡권산수는 두루마리를 펼쳐가면서 계속 전개되는 시점의 이동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윤 화가의 횡권산수는 하늘 위에서 한번에 내려다 본듯하다. 유 교수는 "관객은 두루마리를 따라 시점을 이동하며 보게 되지만 화가의 시점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어 산수의 장대함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고 극찬했다.
 
윤 화가가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화폭에 담는다면 어떨까.
 
오는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정동)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리는 그의 열 두번째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동양화가 윤영경씨가 오는 12월5일부터 서울 정동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하는 12회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에 전시 될 작품 중 한 폭. 사진/윤영경 화가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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