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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상상의 나래)문재인 대통령은 왜 하필 체코에 갔을까?

체코주재 북한 대사는 ‘백두혈통’ 김평일

2018-11-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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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 회의다. 다들 알다시피 아르헨티나는 지구 정 반대편에 있다. 대한민국 땅을 계속 파들고 들어가면 아르헨티나 인근이 나올 것이다. 지금의 노후된 대통령 전용기로는 아르헨티나까지 한 번에 못 간다. 피치 못하게 오다가다 중간에 경유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갈 때는 체코, 올 때는 뉴질랜드에 들리게 됐다.
 
그런데 왜 하필 체코일까???
 
물론 합당한 이유가 있다. 체코가 신규원전사업을 준비하기 때문에 일종의 ‘원전 세일즈’가 필요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이 사전에 예정된 이스라엘 국빈방문을 떠났기 때문이다. 남은 사람은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다. 바비쉬 총리가 내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그는 비리 혐의와 관련한 야당의 불신임 투표 요구에 직면하는 등 정치적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 원전 세일즈를 해도 그가 물러나면 ‘말짱 도루묵’인 셈이다.
 
잠시 시선을 돌려봤다. 그랬더니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 바로 체코 북한 대사다. 체코 주재 북한 대사의 이름은 김평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다. 즉 김일성 주석의 아들로 소위 ‘백두혈통’이다. 김평일은 유배된 왕자였다. 김일성과 매우 닮은 그는 후계자 자리를 두고 김정일과 암투를 벌였지만, 결국 김정일에게 패해 북한에서 쫓겨나 귀국도 못하고 40년 가까이 해외를 떠돌았다. 생전 김정일은 김평일을 계속 감시하고 견제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정은 등장 후 김평일의 위치도 미묘하게 변화가 생긴 듯하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2013년 죽었고, 형인 김정남은 2017년 죽었지만, 김평일은 2015년 평양에서 열린 대사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무려 36년만의 평양 귀환이 허가됐다. 어쩌면 김정은은 김평일이 더 이상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아니 오히려 오랜 해외경험이 있는 김평일이 북한 개혁개방에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또 중국과 지나치게 밀착했던 장성택, 김정남과 달리 김평일이 묵묵히 동유럽을 떠돈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갑자기 든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체코에 들린 것은 김정은의 연내 서울 방문을 조율하기 위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김평일의 접촉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현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미궁에 빠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북미회담을 촉진하기 위해선 김정은의 방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기때문에 김정은의 방남조율을 위해 김평일 라인을 가동한 것은 아닐까...정말 뜬금없이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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