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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북한에 대한 학생 인식, 여러모로 재밌는 통계

2019-02-13 14:33

조회수 :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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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통일부는 '2018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 수백개 초중고등학교의 수만명을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많이 회자된 항목은 북한을 '적'으로 보는 학생이 줄었다는 점이었습니다. 5.2%로 전년보다 35.8% 포인트나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신중을 요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2018년 조사에는 북한을 '경계대상'으로 보느냐는 항목이 추가가 됐기 때문이죠. '적'과 '경계 대상'은 부정적인 이미지이기 때문에 겹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경계대상 응답 비율을 모두 빼더라도 적 응답 비율은 여전히 7.6%P 하락했기 때문에 그 점을 기사에 적어넣긴 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이렇게 됩니다.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보는 학생은 50.9%로 9.6%p 상승했습니다.

경계대상으로 보는 응답자는 28.2%

지원 대상으로 보는 청소년은 12.1%(1.3%p 상승)

적은 5.2%(35.8%p 하락)






이것말고도 이것저것 살펴볼 포인트는 많아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의외였던 점은 학생들이 북한 사람들과 동질성을 느낀다는 표시들이 보였다는 점입니다.


통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료/교육부


통일 필요한 이유. 자료/교육부


북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료/교육부


북한의 이미지에서 한민족·통일의 상승폭이 제일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쟁·군사가 오르기는 했지만, 독재·인물은 떨어졌고요.

통일 이미지에서는 평화·화합, 이산가족이 늘어나고 사회갈등·혼란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점은 국가발전과 전쟁·군사처럼 '국가'와 관련된 항목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줄었다는 점입니다. 통일비용이라는 경제적인 측면도 줄었습니다. 학생들이 국가보다는 그 국가에 있는 사람을 점점 보려고 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는 통일에 찬성하는 응답자에서 좀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찬성 이유에서 "같은 민족이라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늘었지만 "우리나라 힘이 더 강해져서"가 줄어들었습니다. 전쟁위협이라든가 군사비 같은 분단비용도 줄었습니다. 학생들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려고 통일을 바라는 게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합쳐지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점점 하는 걸로 보입니다.

통일 필요하다는 답변은 63.0%로 전년 대비 0.8%P 밖에 높아지지 않았지만, 세부 내용은 이보다는 큰 변화를 겪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북한과 갈라진 기간이 길어도 너무 길어서 이질성이 점점 더 심해졌기 때문에, 연령이 어리면 동질성을 느끼기 점점 힘들어지는 양상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젊은 '신보수'라는 용어가 나온지도 좀 됐고, 단일팀 반대 여론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어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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