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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윤준병 부시장, 마지막까지 “공직자 용기 있어야…”

15개월간 부시장직 수행, 강직한 공직생활로 후배 존경 한 몸에

2019-04-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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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36년간 강직한 공직생활로 서울 교통에 한 획을 그은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마지막까지 후배들에게 공직자에게 의지와 용기를 당부하며 떠났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시청 대회의실에서 행정1부시장 이임식을 가졌다.
 
윤 부시장은 2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36년의 공직생활 중 30년을 서울시에서 근무했다. 은평·관악 부구청장, 상수도사업본부장, 도시교통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실·본부장의 직위를 두루 거쳐 지난해 1월부터 행정1부시장을 맡았다. 도시교통본부장을 두 차례 역임하며 9호선 재구조화, 버스 준공영제 보완, 심야 올빼미버스, 스마트카드 사업 개선, 서울교통공사 통합출범 등을 진두지휘했으며, 임기 마지막까지 제로페이를 점검하며 활성화에 주력했다.
 
특히, 탁월한 행정전문가로 고위직에 오른 후에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외부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강인한 성품을 지녀 후배 공무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구의역 사고, 시내버스 비리수사, 교통공사 채용비리 등의 크고작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요직을 맡아 제목소리를 내며 사태를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은 9호선 재구조화 이후 그를 ‘서울시민의 영웅’으로 평가했으며, 2017년 사표를 제출하자 직접 설득에 나서 복귀하도록 이끌었다.
 
박 시장은 이날 “제가 처음 시장이 됐을 때 관악구 부구청장이었는데 감사원장을 고발했더라. 취하 권유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런 기개있는 공무원이 다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보내지말고 잡을까하다가도 가시는 길이 뚜렷한만큼 성취를 이루시라는 마음으로 편히 보내드린다”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평소 따르는 공무원이 많았던만큼 이날 이임식도 시청 대회의실을 양 옆 복도까지 가득 채웠다. 정수민 서울식물원 주무관은 윤 부시장에게 “2012년 4월11일 9호선 요금인상 문제가 터져 며칠 집에도 못 들어갔다. 보고 중에도 꾸벅꾸벅 졸았는데 모른 척 해주시던게 생각난다. 도시교통본부에서 부시장님과 일했던 3년이 제겐 자부심이다. 우리 부시장님이 돼서 영광입니다. 부시장님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브라보”라고 편지를 낭독했다.
 
직원들에게 큰 절을 올린 윤 부시장은 “오기 전까지 무덤덤했는데 직원들이 만들어준 동영상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 서울시에서 30년 있는 동안 힘있는 부서는 못 해보고 교통에 1/3 정도 있었는데 보람도 결과도 있어 만족할만한 공직생활이다. 밖에 나가더라도 친정집의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시의 후원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메일로도 보냈지만, 일을 하면서 실천하는 용기와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회일비하지말고 자신의 가치와 노력을 지켜달라. 서울시만큼 유능한 조직이 없으니 위축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청렴과 성감수성 두 가지를 지키지 않으면 백방의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공직에 있는 이상 청렴과 성감수성을 유의해 모두 각자의 정년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윤 부시장은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할 계획이다. 후임 행정1부시장으로는 강태웅 기획조정실장이 임용제청됐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30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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