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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업, 해외시장 승부)①'내수는 좁다' K브랜드 장착한 식품·화장품, 세계로 세계로

롯데제과 미얀마, 오리온 인도 등 동분서주…미국서 먹히는 라면, 유럽까지 뻗은 화장품 'K컬처의 힘'

2019-06-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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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제성장 둔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내수 소비로 더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식품, 화장품 등 도소매업종이 세계 시장으로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속도를 내는 신남방 정책과 함께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의 성장은 마침 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안겨준다. 업계는 특히 K-팝을 필두로 한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 K-뷰티가 주목받는 트렌드에 편승해 시장 다변화의 '골든타임'을 잡는데 필사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출산율 감소로 주요 소비층인 유아동이 줄며 사양길을 걷고 있는 국내 제과업계는 글로벌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는 더는 기대할 수 없으므로 동남아시아 등 성장하는 시장으로의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 시장에서 안착하더라도 지속적인 성장은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생존의 과제"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0월부터 인수를 추진한 미얀마 제과업체 메이슨의 주식 80%를 올해 1월 약 770억원에 사들였다. 미얀마 1위 제과업체인 메이슨은 현지에서 공장 3개와 영업 지점 12개, 물류센터 10개를 운영하면서 전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오리온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3월 라자스탄주에서 생산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오리온은 오는 2020년 상반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가정 간편식 등 대용식에 밀려 내수 시장 규모가 정체 상태인 라면업계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조1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 1위 업체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내세워 미국 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확대와 함께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5% 수준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현재 40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3월에는 국내 라면업체 최초로 육류 성분을 완전히 빼고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채식주의자용 제품 '베지테리안 진라면'을 출시하면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삼양식품은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1월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와 현지 총판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시장에서 출점 규제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빵업계는 글로벌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현재 프랑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5개 국가에 진출해 4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가맹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베이징 공장을 이전·확장한 톈진 공장을 올해 3월 준공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34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04년 처음 진출해 초기 직영 형태로 기반을 잡은 후 2009년부터 가맹 사업으로 자리 잡은 미국 법인은 지난해 CJ푸드빌의 9개 국외 법인 가운데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뚜레쥬르 미국 브루클린 86가점 외관. 사진/CJ푸드빌
 
프랜차이즈 경쟁 심화 등으로 외형 성장이 어려운 커피업계와 치킨업계도 국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외로 진출한 브랜드를 보유한 가맹본부 58개 중 커피가 16.8%, 치킨이 16.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카페베네는 미국과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몽골, 캄보디아 등에서 총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의 국외 매장은 베트남 6개, 카자흐스탄 6개, 인도네시아 2개 등 총 14개다. 홍콩 투자업체에 매각된 투썸플레이스는 현재 중국에서만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교촌치킨은 미국, 중국,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6개 국가에서 총 28개의 매장을, 굽네치킨은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7개 국가에서 총 16개의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5개 국가에서 총 35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네네치킨은 이달 아랍에미리트에도 진출하고, bhc치킨은 홍콩에 있는 테스트 매장의 운영 성과에 따라 국외 사업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화장품업계도 로드숍 시장의 정체와 중국 등 시장의 성장 등에 주목해 활발히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미샤는 지난 2015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최초로 독일,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도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샤는 중남미의 멕시코 이외에도 브라질,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에도 진출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남미는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브라질과 멕시코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인구가 많고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 성장 가능성은 높다"라며 "현재까지 남미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는 낮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면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는 현재 미주, 중동, 러시아, 중국 등 현재 전 세계 54개국에 진출해 260여개의 브랜드샵과 1만2000여개의 숍인숍을 보유하고 있다. 총 15개국 내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던 유럽의 성장을 올해는 미국으로 확대해 매출 증대를 노리고 있다.
 
교촌치킨 말레이시아 마이타운 매장 내부. 사진/교촌에프앤비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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