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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내년도 최저임금 막판 조율..한자릿수 인상 '불투명'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 개최

2019-07-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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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한 자릿수 인상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노사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위원 27명 중 근로자위원 5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3명이 출석했다.
 
이날 박준식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먼 길을 왔다. 남은 일정이 얼마 안 남았다"며 "주어진 기간 동안 논의가 순조롭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성경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지급하는 사용자가 서로 윈윈하는 결과 가져왔으면 좋겠다"며 "올해 굉장히 어려운 최저임금위원회 같은데 마무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결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현실과 2년간 너무 올랐던 최저임금 때문에 고통의 나날을 보낸 소상공인, 중소 영세사업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공익위원들이 냉정하게 지표 중심으로 결과를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두 자릿수 인상을, 경영계는 삭감안을 고수하면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 인사들로 구성된 근로자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19.8% 인상률인 만원을 제시했고 어제 제시한 1차 수정안에서는 14.6% 인상된 9570원을 제시했다. 반면 경영계 인사들로 구성된 사용자위원은 최초안으로 4.2% 삭감한 8000원을 제시했고 수정안에서도 2% 삭감된 8185원을 제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익위원들은 근로자위원에게는 한 자릿수 인상률을, 사용자위원에게는 동결 이상의 인상률을 2차 수정안으로 제시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이는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을 한 자릿수 인상률로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별위원으로 참석중인 이준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관은 "중기부의 정책 고객은 중소기업 사업주뿐만 아니라 근로자도 포함되고, 이들도 정책 어젠다"라며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대기업의 공정 납품단가 지불이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금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특별위원인 김경선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근로자위원들이 생계비 얘기할 때도 가슴이 아팠고, 사용자위원들이 자영업자의 눈물을 애기할 때도 마음이 아팠다"며 "오늘은 노사위원들이 공익의 관점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모으셔서 양자의 눈물을 다 닦아줄 수 있는 좋은 답을 내려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늘 심의가 자정을 넘길 경우 12일 오전 0시를 기해 그 자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어 새벽에 의결을 시도할 수 있다.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심의가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정부는 현행법상 내년도 최저임금 최종 고시기한이 8월 5일인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5일까지는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입장차이를 좁히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금액이 표결을 거쳐 의결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실정이다. 
 
공익위원들은 노사의 현격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가능 범위를 '심의 촉진 구간'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이 경우 노사 중 어느 한쪽이 불만을 품고 퇴장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는 경영계가 삭감안을 철회하지 않는 것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원회의 개회 직후 세종청사 앞에서 산하 조직 간부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내걸고 결의대회를 개최해 장외 압박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밤부터 다음날(12일) 아침까지 이 자리에서 노숙농성을 할 계획이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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