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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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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밤도깨비
연예 관계자 A씨의 기행

2019-11-21 10:56

조회수 :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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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말, A는 인기 없는 가수였습니다. 대신 언변은 뛰어났고 친화력도 정말 좋았죠. 그는 연예 관계자, 아티스트들과 친분을 쌓았고 어느 날 “너는 그냥 매니저 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귀가 솔깃했던 그는 친한 형의 회사에 들어가서 B의 매니저가 됐습니다.
 
지금은 톱스타가 된 B. 당시에는 그저 신인가수였을 뿐입니다. A는 전전긍긍했습니다. 사수라고 할만한 매니저는 없었으며, 과거 형 동생 했던 회사 대표는 무조건 B를 띄워야 한다고 압박할 뿐이었습니다. A는 방송국을 떠돌아다녔습니다. 그저 막무가내로 PD들에게 인사를 하고 CD를 건네며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도 일하기 귀찮아. 누가 우리가 틀 음악들을 통째로 가져와서 줬으면 좋겠어.” 한 라디오 PD의 푸념에 A는 정말 그 일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A는 노래가 담긴 테이프를 만들어 들고 다녔고 그 안에는 B의 음악도 들어있었습니다. PD는 번거로운 일이 줄고, A는 자신이 밀고 있는 신인의 음악을 라디오에 틀 수 있게 됩니다. B의 인지도는 그렇게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B가 톱스타가 되고 A는 나름의 수완을 인정받아 독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A는 유난히 트렌드를 잘 읽어냈습니다. 알앤비 보컬리스트의 유행을 주도했고, 차세대 걸그룹을 만들었으며, 파격적인 뮤직비디오의 전성기도 함께했습니다. A의 소속 뮤지션들은 유독 큰 성공을 거듭했지만 그 만큼이나 안 좋은 소문들도 많았습니다. 소속 아티스트에게 손찌검을 했다거나, 어떤 아티스트와 염문설도 있었고, 멤버들 사이의 불화설도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기자들에게 이 모든 것을 인정했던 일이 유독 인상이 깊습니다.
 
한 차례 주춤 했던 A는 최근 다시 전성기를 구가 중입니다. 와신상담 끝에 재기에 성공했고 미팅을 다니며 자신의 성공 신화를 설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A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하고 알게 된 점은, A는 정말 여러 의미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기자들을 다시 멀리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옵니다. 관계자들은 “예전부터 그는 잘 되면 열심히 미팅 다니고, 무너지면 숨는 사람이다. 이렇게 숨는 것을 보면 조만간 그 사람과 얽힌 큰 사건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 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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