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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뉴스리듬)'LG건조기 피해자들' 집단소송 낸다

2019-12-23 15:41

조회수 :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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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앵커]
 
LG전자의 악취 건조기 피해 소비자들이 LG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소송에 참가할 피해소비자는 1차적으로 10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스 분석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인터뷰의 저작권은 뉴스토마토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 기자, LG 의류건조기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결국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LG 건조기 피해자 모임으로는 국내 가장 많은 회원 2만9000여명을 보유한 한 포털사이트 카페 관계자는 22일 "자발적 리콜이라고 해서 결함을 인정하는 줄 알았는데 10년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전 내용과 다를 바 없는 말장난"이라며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피해구제 신청 절차가 마무리되면 민사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2차로 나눠 진행할 민사 소송 청구 인원은 1000명을 넘길 전망입니다. 
 
[앵커]
 
소송 외에 한국소비자원에 2차 집단 분쟁 조정도 내는 것인가요?
 
[기자]
 
네 건조기 피해 모임 측은 내년에 2차 집단 분쟁 조정과 민사 소송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곧바로 2차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하려고 했는데요. 소비자원이 이번 건을 하나의 사안으로 보지 않아 피해 종류에 따라 먼저 피해구제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집단 분쟁 조정을 위해 한 단계를 더 거치는 셈인데요. 현재 소송 소비자 50명 이상이 같은 제품·서비스에 유사한 피해를 받았을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에서 일괄적으로 분쟁을 조정하는 집단분쟁조정 제도가 운영 중입니다. 모임 측 이번에 개별 구제 신청을 할 때에도 회원들이 일괄적으로 서류를 내는 만큼 2차 집단 분쟁 조정으로 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정안도 약 600~700명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결국 소송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앞서 LG전자는 지난 18일 소비자 247명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소비자원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 대신 "의류 건조기의 결함이나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무상서비스를 자발적 리콜로 전면 확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소비자들은 처음에 자발적 리콜이라고 해서 결함을 인정하는 줄 알았는데 10년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전 내용과 다를 바 없는 말장난이라는 겁니다. 무상서비스는 고객이 LG전자에 연락하고 자발적 리콜은 LG전자가 고객에게 먼저 연락한다는 것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개념이라는 것이죠. 자발적 리콜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고 결국 최종 선택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앵커]
 
소비자들은 앞서 처음 LG전자의 10년 무상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크지 않았나요
 
[기자]
 
네 지난 7월에 건조기 소비자 247명이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에 1차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는데요. 다음 달 LG전자는 소비자원 시정 권고에 따라 2016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판매한 건조기 145만대에 대해 10년 무상보증과 무상서비스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직접 공장에 다녀와야 하고 제품을 완전히 분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라는 불만이 커졌습니다. 논란이 여전히 가라 앉지 않자 LG전자가 이번에 자발적 리콜 조치를 발표한 겁니다. 
 
[앵커]
 
자발적 조치 발표 이후 업계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소비자와 비슷한 반응입니다. LG전자의 자발적 리콜 조치가 처음 내놓은 10년 무상 수리 서비스처럼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환불이나 교환 같은 확실한 대책을 원하는데 무상서비스나 자발적 리콜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못 미치고 마음을 돌리기도 힘든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할 계획도 있다구요
 
[기자]
 
네. 소비자들은 여러 개로 나눠진 모임을 연대해 함께 공동소송을 벌이는 것도 검토 중입니다. 다른 건조기 피해자 1400여명 모임 네이버 밴드 'LG 건조기 소비자 피해'를 운영하는 성승환 변호사는 "자발적 리콜이 10년 무상 수리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소송하자는 모임 내 소비자들이 많다. 다른 모임에서 법률적인 질의가 들어오는 데 서로 힘을 합치는 게 더 좋을 것"이라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소송의 관건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소비자들이 LG전자의 기술적 하자를 법정에서 입증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장인 백주선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승소하기 위해서는 LG전자의 기술적 하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길고 복잡한 소송 과정을 거쳐야 해 일부 소비자는 지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민사소송법상 재판에서 정상 제품군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하고 전문가 감정 등을 받을 수 있어 까다롭지만, 입증 가능성은 충분해 소비자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법정에 가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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