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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마음을 움직인 기안84의 기행들

2020-01-02 14:18

조회수 :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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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는 ‘연예·연기대상’으로 2019년을 마무리했습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스타들이 모여 울고 웃었습니다. KBS에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아빠들이, SBS는 내년 10주년을 맞이하는 간판 프로그램 ‘런닝맨’의 주역 유재석이, MBC에서는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가 차지했습니다.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었고 많은 시청자들이 이에 호응했습니다.
 
저는 기안84의 수상 여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나 혼자 산다’와 함께 유독 많은 구설에 휘말렸습니다. 패션쇼에서의 돌발 행동, 캠핑을 떠나 헨리와 보여줬던 철없는 모습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그 외에도 그가 그리는 웹툰 속 생산직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은 희화화 되어 빈축을 샀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비난을 사기 충분했습니다. 기안은 어떤 때는 진심 어린 사과로, 어떤 때는 별다른 말 없이 웃어 넘기기도 했습니다.
 
기안84는 ‘2019 MBC 연예대상’에서 헨리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습니다. 여기서도 그는 “헨리를 4년이나 봐 왔는데 아무리 방송이어도 죽이고 싶을 때도 있고 너무 예쁠 때도 있다” “사내연애는 하지 마라. 그런데 내가 봤을 때 사내연애 할 사람도 없다”와 같은 다소 과격한 발언을 했습니다.
 
한 차례 이 발언은 논란이 됐지만, 화제가 된 것은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르기 전 그가 보였던 행동입니다. 기안84는 우울증,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수년 전부터 꾸준히 약을 복용해왔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급하게 약을 먹었습니다. 이는 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됐고 응원의 목소리는 컸습니다.
 
사실 대중은 기안84의 히스토리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무명 만화가였던 그는 자신의 작품이 외면 받는 현실에 괴로워했고 이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게 됐습니다. 그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보여줬던 기이한 행동들은 꾸며낸 것이 아닌 실제 기안84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의 매 순간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매료된 요즘의 대중들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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