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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상처만 남은 금호타이어 매각
매각 공방 1년, 해외매각 무산…채권단, 박 회장측 자구안 수용여부 판단
2017-09-19 06:00:00 2017-09-19 0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금호타이어(073240)의 인수전이 1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부실 해외매각이라는 비난에도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국 이는 무산됐고 그 사이 금호타이어는 적자로 돌아섰다.
 
산업 2부 심수진기자.
결과가 이렇게 되자 매각 무산의 책임소재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권분위기에 맞춰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금호타이어의 산업 경쟁력에 대한 충분한 판단없이 매각작업 속도 내기에 급급했다.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산업부의 승인 없이 진행됐다. 세계순위 13위의 타이어업체가 34위 업체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초반부터 부실 해외매각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산은이 박 회장과 수개월간 공방전을 벌였던 상표권 계약조건도 금호산업과 상의가 됐다면 2700억원을 보전해줘야 할 필요도 없었을 부분이다. 더블스타에 약속한 '영업이익 유지'도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실적악화를 이유로 매각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 조건이다. 결국 매각조건에 치밀하지 못한채 공적자금 회수에만 매달린 산은이 매각 무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욕심도 비난을 피할 수 업다. 더블스타와의 매각에 걸림돌이 됐던 상표권 계약조건 공방 당시에도 그는 버티기 작전으로 회사의 경영은 뒤로한채 인수에만 눈독을 들여 실적을 더 악화시켰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올해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기업등급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됐다. 지난 7월 직원들의 월급 지급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격인 당좌대월을 썼을 만큼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14년 말 첫 번째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5년 만에 또 생존의 기로에 놓인 셈이다. 회장의 재건 욕심과 산은의 성급한 매각진행으로 직원 5000여명과 협력업체 2만명, 대리점주들은 두번째 워크아웃 돌입이라는 우려를 떠안게 됐다.
 
박 회장은 지난주 채권단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63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박 회장이 2000억원의 유상증자와 중국공장 매각 등의 자구안을 내놨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수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자구안을 수용할지 법정관리로 넘길지 판단은 채권단의 몫이다. 정치권의 눈치보기나 회장의 무리한 욕심이 아니라 내수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금호타이어의 앞날을 둘러싼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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