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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거는 기대 높아졌지만, 현재 활동엔 실망
노동연,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 결과 발표…노조 활동, 국민 바람과 괴리 커
2017-09-21 16:16:58 2017-09-21 16:16:5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데 반해 노조의 실제 활동은 그에 미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원 29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는 1989년(노동연,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 2007년(노동연), 2010년(경기개발연구원)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에 노동연은 성·연령·지역별로 총 1000명의 표본을 선정해 지난달 한 달간 1대 1 면접 방식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선 85.5%가 공감했다. 효과성과 관련해서도 임금인상(59.9%), 고용안정(72.1%), 부당 대우로부터 노동자 보호(70.3%) 등에 대한 긍정 비율이 높았다. 또 경제 성장, 물가 안정, 정치적 민주화에도 노조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노조에 대한 인식은 민주화 이후 노동운동에 대한 피로감이 번지면서 1989년에서 2007년 사이 급격히 악화했으나 이후 꾸준히 개선돼 올해에는 1989년 수준까지 긍정적 인식이 확대됐다.
 
다만 노조의 현재 활동은 국민의 바람과 다소 괴리가 있었다. 응답자들은 노조가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 보호(30.1%), 조합원의 고용안정(28.8%) 등을 추구하길 기대했으나, 현재 노조의 활동은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47.7%)에 편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노조의 영향력이 향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는 26.3%만 공감했다. 노조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긍정 답변 비율은 2007년 48.2%, 2010년 40.0%, 올해 26.3%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노사관계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는 추세다. 노사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응답은 1989년 86.5%에서 꾸준히 줄어 올해 51.5%까지 하락했다. 전반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은 1~5점 척도에서 평균 2.53으로 보통(3.0)을 하회했다. 또 노사관계 또는 노정관계가 노동문제 해결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았다.
 
특히 국민들은 대체로 노동자들이 기업으로부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 하고 있으며,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미래 노사관계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20.7%)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소득 불평등의 원인과 관련해선 비정규직을 외면해온 강성노조와 하청업체·비정규직의 희생을 강요해온 경제구조에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서울시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근로자이사제에 대해선 80.0%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새 정부의 주요 노동정책과 관련해선 대부분의 정책이 1~5점 척도로 평균 3.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청년고용 확대 및 보호(4.4)와 기업·고소득자 증세(4.2)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최저임금 1만원(3.6)과 외국인노동자 기본권 보장(3.6)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 '일자리 정부 100일 성과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이 문재인 정부 일자리정책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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