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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국당 혁신의 시작은 국회 정상화
2018-06-18 06:00:00 2018-06-18 06:00:00
박주용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로 대혼란에 빠졌다. 홍준표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의원들은 무릎을 꿇고 머리 숙이고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라며 사죄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의 보수 재건을 위한 다양한 혁신방안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당내 진로와 노선을 둘러싼 내홍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국당의 상황에 따라 국회 원구성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면서 협상테이블을 이끌어 나갈 파트너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장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원구성 협상을 진두지휘하기 보다는 당 수습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정치권이 한국당의 당내 수습에만 한눈팔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당장 지방선거로 한동안 열지 못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들이 혁신 의지가 있다면 당장 국회 정상화를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근 한국당 내에서 현 위기를 타개할 다양한 혁신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당 해체론, 재건축론, 리모델링론 등 다 좋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로 국민들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와 당내 인적쇄신,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는 희생 등을 병행한다면 그 과정 속에서 보수의 혁신을 통해 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가장 중요한 혁신방안 중 하나는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는 것이다. 혁신의 시작은 선거 민심을 읽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하지 않는가. 지방선거의 민심은 민생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정부·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라는 것이었다. 정부·여당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던 구태가 이번 선거에서 심판의 대상이 됐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당은 우선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 적극 협조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달 29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뒤로 국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모두 공석인 상태다. 여야가 6월 임시국회에서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민생 입법은 고사하고 경찰청장 후속 인선을 위한 청문회 절차부터 차질을 빚게 된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도 한국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8일 권 의원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 보고했지만 한국당의 거부로 본회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한국당이 방탄국회 비난을 피하려면 이 문제에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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