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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톡)"중국본토펀드, 종목별로 보면 여전히 기회 많다"
중국인 1세대 가우정지 한화운용 매니저 "턴오버 줄이고, 우량주 장기투자 노린다"
2018-06-21 08:00:00 2018-06-21 08: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한화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2008년 7월 설정돼 다음 달이면 꽉 찬 10년을 맞게 된다. 성장성이 높은 업종에서 될 만한 우량주를 골라 장기투자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수익률에서 벤치마크대비 초과수익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5년치 수익률은 '종류A' 기준으로 106%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치(49%)를 2배 웃도는 수치다. 3년 수익률은 21%, 1년 수익률은 20%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에는 평안보험그룹(6%)과 중국공상은행(4%), 항서제약(4%), 중국건설은행(4%), 하이크비전(4%), 메이디그룹(3%), 중국농업은행(3%), 중국은행(3%), 중국태평양보험(3%), 구이저우마오타이(3%) 등을 담고 있다. 여의도 중국인 펀드매니저 1세대로 꼽히는 가우정지(高正姬) 차이나에쿼티운용팀장이 이 펀드를 책임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중국 첫 해외채용에서 2008년 입사했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다.
 
-한화 중국본토펀드만의 특색이 있다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 적격 기관투자자(QFII) 자격을 취득해 본토 펀드를 운용해온 경험이 있다. 2012년부터는 직접 운용을 시작했다.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업종 그리고 종목 간 편차가 크다. 잘 고른 종목들은 매년 20~3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작년 9월에 중국 천진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함께 리서치하고 있다. 아침마다 전화회의를 통해 서치한 종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한다. 로컬뷰에 전적으로 치중하지는 않는다. 중국과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는 밸류에이션이나 투자시각의 차이가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오히려 단기적 뷰가 강하다. 
 
-최근 관심을 갖는 종목이 있다면?
최근 은행주를 많이 담았다. 투자를 안 하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다시 투자를 시작했다. 은행의 경우 히든(Hidden·가려진) 리스크가 많았다. 금리자율화로 예대마진이 줄고, 2012년에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부실자산이 증가했다. 은행 이외에 신탁이나 P2P 등 파이낸싱 루트가 많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경기가 회복하면서 은행업종이 안정화되고 있다. 금융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채권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 개선 기대감도 있다. 잠재적 성장가능성에서는 헬스케어나 IT, 소비재 등 신경제업종이 매력적이라 판단한다.
 
-높은 수익률, 비결이 있다면?
좋은 주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려고 노력한다. 중국은 개인투자자가 많고, 붙임성이 강한 시장이다. 테마에 따른 등락이 크다. 개인투자자 뿐 아니라 기관들도 트레이딩을 많이 한다. 주마다 수익률을 체크하는 시스템상 그렇다. 현지서 공모펀드의 경우도 턴오버(회전율)가 연간 400~500%에 이른다. 장기적 관심에서 투자에 나서는 우리로서는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잘 해나갈 수 있는 기업인지, 밸류에이션에 비해 비싸지는 않은 지 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이번 주, 이번 달 수익률 뿐 아니라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중국펀드의 부정적 인식, 어떻게 생각하나?
지수로 보면 실망감이 클 수도 있지만, 종목별로 보면 2015년 최고점 시장 이후에도 고점을 돌파한 종목이 많다. 밸류에이션이 비싸져서가 아니라 실적이 좋아서 EPS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종목별로 봤을 때는 가능성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변화도 포착되고 있다. 개인 비중이 줄고 시장도 더 개방되고 있다. 중국 A주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되는 이벤트도 있었다. 올해 시총 기준으로 5%가 편입되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거다. 한국의 국민연금 격인 중국의 양로보험기금도 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대폭락 이후 정부 자금도 많이 들어가 있고, 시장 안정화에도 힘쓰고 있다. 기관, 연기금, 해외자금이 추가 유입되면서 변동성도 점차 낮아지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한중 무역갈등 우려감은 어떻게 바라보나?
미국이 500억달러(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강행했다. 그러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0.4%에 불과한 수치다. 둘 사이의 수출입 아이템 자체가 다르다. 미국 수출은 고부가가치 아이템이지만, 중국은 저부가가치 아이템이다. 중국산에 세금을 더 붙인다고 미국이 마냥 행복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가상승 부담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선거 이슈가 마무리될 때까지 노이즈는 있다. 다만 시장이 과거보다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투자 전략을 조언한다면?
남들이 다 좋다고 할 때 들어가는 것보다 악재가 많이 반영됐을 때 들어가는 게 성공적인 투자일 수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 합리적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중국시장의 최근 데이터를 보면 경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지만, 밸류에이션을 보면 신년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과의 무역마찰과 중국 내 유동성 우려 등이 반영됐다. 글로벌 시장이 꾸준한 강세장을 보인데 비해 중국 시장은 2015년 조정을 받으면서 지난 한해만 회복한 상태다. 투자를 고려할 때 좋은 타이밍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결정은 투자자의 몫이다.
 
가우정지(高正姬)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운용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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