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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결국 해양플랜트 가동 중단…"원가부담 극복 못해"
강환구 사장 "최고 경영자로서 죄송…중국·싱가포르 추격 거세"
2018-06-22 08:42:33 2018-06-22 08:43:2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추가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가동을 중단한다.
 
현대중공업은 22일부터 해양플랜트 일감 부족으로 해양야드(조선소 작업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직원들에게 배포했고, 회사는 오전에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까지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아드녹의 자회사인 아드마옵코에 나스르 원유생산설비를 인도하기 위한 건조 작업을 진행, 7월말 인도한다. 2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나스르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11월 마지막으로 따낸 해양플랜트 일감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새로운 수주를 확보하지 못했다.
 
강 대표은 입장문에서 "어떻게 해서든 가동 중단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최근까지 여러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양야드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은 그간 수차례 해양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극심한 불황도 문제지만, 인건비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중국, 싱가포르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특히 지난 4월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 토르투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에 큰 충격을 안겼다. 현대중공업과 평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글로벌 석유회사 BP가 중국 조선사로 발길을 옮겼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7월말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을 출항하면 해양야드에서는 더 작업할 물량이 없다"며 "지금 우리의 고정비로는 발주물량이 나와도 수주를 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양야드 가동 중단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최고 경영자로 다시 한번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소속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아직 남은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 12차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해양플랜트 사업 중단과 관련한 노조의 질의에 사측이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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