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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데드크로스 임박…“연말까지 하락한다”
오는 29일 예상, 2016년 1월이후 처음…"주식비중 줄여라"
2018-11-21 06:00:00 2018-11-21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나스닥의 주요 기술주인 ‘FAANG’ 가운데 3종목이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나스닥의 데드크로스도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나스닥의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월스트리트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AANG’ 가운데 페이스북, 나스닥, 구글 등은 현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데드크로스란, 주가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상황을 말한다.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면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차트 분석가들은 이를 약세장 전환의 신호로 해석한다. 대체로 이 시기에는 거래량도 감소한다.
 
FAANG 가운데 가장 먼저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종목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9월20일(현지시간)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11월15일에는 구글에서도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같은달 19일에는 넷플릭스가 5.45% 급락하면서 FAANG 세 번째 데드크로스 발생 종목이 됐다.
 
이에 마켓워치는 다음주에 아마존과 애플에서도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나스닥도 이르면 오는 29일에 데드크로스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나스닥의 데드크로스는 2016년 1월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FAANG의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 실적 가이던스(전망치)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됐다. 무역분쟁의 최전선에 지적재산권(IP)이 있기 때문에 기술주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의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일부 주요기업들의 4분기 전망치도 기대치보다 낮았다.
 
아마존은 3분기 예상을 넘어서는 순이익을 올렸지만 4분기 매출 전망치는 그렇지 못했다. 아마존이 제시한 전망치는 665억~725억달러로 시장의 기대치 738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가 있어 아마존에게는 성수기다. 이로 인해 실망감이 컸고 주가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구글과 페이스북 역시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은 기대보다 소폭 낮은 271억6000만달러, 137억3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매출 성장이 둔화됐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실적이 영향을 주고 있다. 분기실적 발표에서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발표했으며, 다음 분기부터는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부품 공급업체들이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하면서 판매량 둔화가 심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외에도 기술주의 급락에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영향을 끼쳤다. 뉴욕증시에는 FAANG 주가와 연결된 ETF가 10개 상장돼 있다. 이로 인해 한 종목의 주가 변화가 전체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분기 실적과 가입자 수 등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냈지만 관련 ETF의 부진으로 넷플릭스도 동반 하락 중이다.
 
이에 대해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주들은 지금 당장 실적이 좋은 것은 맞지만 향후 전망이 부정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심리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ETF가 많이 상장돼 하락장에는 동반하락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기술주의 주가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루켄인베스트먼트애널리스틱의 대표인 그레이그 루켄은 “뉴욕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선 기술주의 회복이 필요하지만 연말까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면서 “주가가 하락 할수록 기술주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기술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가장 많이 보관돼 있는 해외주식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보관 규모는 8억1887만8286달러(약 9634억원)이며, 구글(2억3897만7867달러, 약 2694억원), 애플(1억4355만1004달러, 약 1618억원), 넷플릭스(9248만2465달러, 약 1043억원) 등도 높은 규모를 기록 중이다.
 
김훈길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많이 올랐는데 내년 중반 이후에는 변곡점이 찾아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식비중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 맞는 전략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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