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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에 삼성·LG 날개 꺾인 중대형 배터리
"1분기 LG화학, 전지 사업부 적자전환…삼성SDI 중대형전지 영업손실 확대"
2019-03-21 00:00:00 2019-03-21 00: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배터리업계 맞수인 LG화학과 삼성SDI가 올 1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잇따른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 여파로 ESS용 배터리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대형전지 부문에서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의 ESS 화재 원인 조사결과 발표가 5월로 예정돼 있어 당분간 두 회사의 국내 영업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는 1분기 적자전환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미래에셋투자증권은 LG화학 전지사업부가 1분기 28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일시적인 부진에 빠질 것으로 분석했다. 전지사업부는 지난해 자동차전지 부문의 선전으로 2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으나 ESS 화재라는 복병을 만나 당분간 실적 성장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박연주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화재 사건에 대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한국향 매출이 부진해 전지부문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9개월간 전국 각지에서 ESS 화재 사고가 20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다중이용시설의 ESS 가동 중단을 요청한데 이어 올해 1월 말 민간사업자에 대해 별도의 전용 건물에 설치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가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애초 이달 말 ESS 화재에 대한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가 5월로 연기한 상태다. 
 
LG화학은 ESS 배터리 매출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1건의 화재 시설에 배터리를 공급한 LG화학의 경우 자사의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에 가동중단을 요청한 상태라 사용제한에 대한 보상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1분기 중대형전지 부문의 적자폭이 커질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 중대형전지 부문의 적자 규모를 700억원, 키움증권은 819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1분기 678억원을 적자를 기록했으나 손실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ESS 전지 매출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배터리 매출에서 ESS와 전기차 비중은 반반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운호 IB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1분기 ESS 매출은 전분기보다 20% 이상 감소하고, 전기차 매출은 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ESS 화재 사건이 이번 분기에서 5월로 연기되면서 2분기 매출액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LG화학과 삼성SDI가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ESS용 배터리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화재 원인 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발주처들이 ESS 설치를 주저하고 있어서다. 또 정부가 안전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보험사들이 ESS 사업장에 대한 화재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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