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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스몰캡 돋보기)대형항공사 난기류 맞닥뜨린 사이 제주항공 비상 준비
항공기 6대·15개 신규노선 확대…혼란 틈타 점유율 높인다
2019-04-25 00:00:00 2019-04-25 00:45:57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최근 항공업계는 거센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필두로 한 ‘항공 빅2’ 체제 변화 움직임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 방황하는 모습이다. 대형항공사(FSC)가 난기류를 만나 흔들리는 사이 저비용항공사(LCC)는 활로를 개척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LCC 업계 점유율 1위 기업인 제주항공은 어수선한 국내 항공업계 상황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
 
전성시대 맞은 항공운수…제주항공 비상
항공운수 시장은 그야말로 전성시대다. 국경 없이 자유롭게 여행하거나 비즈니스 활동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탑승객(2018년 기준)은 약 43억명,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고객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LCC 시장도 커졌다. 전 세계 LCC 시장점유율은 31% 수준, 13억명의 탑승객을 운송시켰다.
 
국내에서도 단연 LCC의 활약이 돋보인다. 1분기 기준 국내의 국제선 총 여객수는 전년보다 6.3% 증가한 760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선은 257만명으로 2.3% 늘었다. 항공사별로 보면 LCC 경쟁사인 진에어(7.8%)와 티웨이(27.6%) 등도 운항이 늘었으나 제주항공은 29.5%나 급증해 독보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제선 단거리노선 점유율도 제주항공은 10.9%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FSC가 주춤한 사이 LCC가 점유율을 확대하자 숫자는 곧바로 실적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6403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는 영업이익 1012억원을 기록한 제주항공에 돌아갔다. 아시아나항공은 282억원을 기록해 초라한 성적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고 20여개 신규 노선을 취항한 효과를 그대로 매출로 이어갔다. 작년엔 매출 1조를 달성했다. LCC 시장에서 점유율도 4분기 기준으로 29.4%를 기록, 30% 달성에 가까워 졌다. 올해 제주항공은 항공기를 추가하고 정기편 노선을 확장해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재 계획 중인 항공기는 총 6대, 15개 신규노선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LCC 점유율 1위 업체인 제주항공에 수혜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여기에 진에어 역시 신규 노선과 신규기재 도입이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동시에 매각될 경우 추가 항공기를 도입하거나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기존 항공사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국제선 공급을 늘리면서 잠재된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며 “국토부 제재로 항공기를 도입 못하는 진에어와는 점유율 격차가 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결정으로 흔들리는 사이 시장 지위를 더 공고히 키워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잇단 실적 호재 기대감에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4만7000원으로 올렸고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4만8000원,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5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로 강세를 보인 동남아 노선과 일본까지 주요 노선에서 수요 강세가 이어져 1분기는 시장 기대치를 넘는 실적이 나올 것"이라며 "순조로운 기단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극대화로 원가 경쟁력도 한층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끄떡없는 제주항공
 
최근 항공업계는 국제유가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발표한 뒤 유가가 이틀째 크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국내 LCC 업체들의 영업비용 중 원가 비중은 연료유류비 24~28%, 정비비 9~16%, 임차료 12~20% 등으로 나뉜다. 유가가 상승기에 돌입하면 연료비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항공사는 실적 우려가 높아진다.
 
반면 제주항공은 비용구조를 통제해 상대적으로 유가 상승을 방어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작년 기준으로만 보면 유가와 환율을 헷지하는 LCC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이는 다른 항공사와 달리 크레딧(신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제주항공은 단일기종인 ‘B737-800'을 운영해 리스료와 정비비도 절감하고 있다. 단일 기종의 항공기를 운영할 경우 대당 3%의 정비비와 2%의 리스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되는’ 호텔사업, 올해 흑자전환 기대
 
제주항공은 연결자회사로 제이에이에스(항공기 지상조업), 퍼시픽제3호전문사모부동산투자유한회사(부동산투자), 모두락(서비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퍼시픽제3호는 제주항공이 항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호텔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2016년 설립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라는 이름으로 호텔을 열고 1일 294실 규모로 영업을 시작했는데, 주말 최대 95%의 높은 객실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2017년까지 매출이 전무했던 이곳 호텔은 작년 처음으로 매출 26억4300만원을 기록해 물꼬를 트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이용한 고객에게는 일부 할인혜택을 주는 등 본업과의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으며 추가로 호텔 지리적 위치가 여행객에게 편리해 객실 가동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초까지는 오픈 전에 투입된 비용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서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외에 자회사 제이에이에스를 통해 자체 조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객 서비스와 화물 하역 등을 포함한 종합 지상조업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에서 사업하고 있다. 제이에이에스의 작년 기준 매출은 213억7300만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1.67%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5년 1월 설립된 제주항공은 같은 해 8월 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와 노설개설면허를 취득해 국내·국제 항공 여객운송업과 화물운송업을 시작했다. 제주도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AK홀딩스가 56.94%, 제주특별자치도는 7.75%를 차지하고 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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