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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금융협력센터’ 개설한다…은행권 신남방 해외진출 후방지원
태국 방콕·인니 자카르타 후보지…신남방특위 "연내 예산안 발의해 2020년 설립"
2019-05-21 14:32:36 2019-05-21 14:32:36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가 동남아 진출 확대를 위해 ‘(가칭)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 개설에 나섰다. 공공부분 지원과 민간부분 진출의 연계가 떨어져 더뎠던 은행권 신남방 해외진출에 활기를 넣겠다는 의도다. 은행들도 신남방과 협력해온 경험을 정부에 전달해 실질적인 후방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이하 신남방특위)는 제2차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 설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는 지난해 12월 제1차 금융권 간담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신남방특위는 지난 3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4월부터는 한국금융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이날 중간결과를 민간은행, 정책기관과 공유했다.
 
중간결과 발표를 맡은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아세안금융연구센터장은 “전반적으로 컨트롤 타워가 부재해 일본처럼 재무성에서부터 ZETRO(일본무역진흥기구)까지 공공기관들이 잘 이어져 민간수요를 현지상황에 잘 연결하고 있다”며 “우리는 금융당국간 역할이 분산돼 있고 예산심의에 따라 2~4년 시간이 소요돼 적시성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은 △기업의 금융지원 △인프라협력 △현안교섭을 주요기능으로 한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 구축으로 흩어진 금융당국의 기능을 모아 현지 기업들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재지는 태국 방콕 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제안했다. 태국 방콕은 인도차이나 중심 협력수요가 풍부하고 아시아 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가 소재해 국제기구 연계가 우수한 점을 꼽았다. 다만, IMF때 금융기관이 대거 철거해 현지 금융당국과 여전히 불편한 기류가 맴돌고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인니 자카르타는 아세안 사무국이 소재해 네트워크 형성에 유리하다는 점과 금융지원이 많고 진출을 원하는 기업도 많다는 점을 지목했지만 이미 25개 금융사가 진출해 있고 인니 수도 이전 가능성도 높아 해당 내용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남방특위는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의제로 삼아 오는 2020년에는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 설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신남방 해외진출 후방지원 확대에 따라 은행권도 해외진출에 활기를 띌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의 영업 확대에 지난해 해외지점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은행들은 글로벌전략을 담당할 부서와 현지 인력을 계속해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어 정부 정책과 맞물려 탄력을 받게 됐다.
 
아직 진출이 부진한 태국, 말레이시아도 새로운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협력센터 후보지로 거론되는 태국은 산업은행도 법인이 아닌 사무소 형태로 유일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 2위 경제대국으로 꼽히나 2020년까지 아세안 10개국을 제외한 외국 은행 신규 지점 설립 인·허가를 중단한 상태라 은행의 진출을 위해선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수다. 
 
말레이시아도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순방지로 정해지며 중요한 협력파트너 국가로 주목됐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캄보디아은행협회와 양국 은행산업간 교류·협력 확대를 위해 ‘한-캄보디아 은행협회 연수 프로그램 운영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신남방 국가와의 금융협력 여권과 시사점에 대해서도 금융권 관계자들과 함께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형철 신남방특위 위원장은 “유관부처, 공공기관, 금융기관이 이제 막 싹트고 있는 신남방과의 금융협력에 힘을 모아준다면 우리 기업 및 금융권이 신남방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1일 주형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주요 금융권 관계자들이 신남방 국가와의 금융협력 방안과 (가칭)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 설립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행연합회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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