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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경영진 잇단 자사주 매입…책임경영 앞장
1분기 주요 기업들 실적 부진…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 높여
2019-05-23 06:00:00 2019-05-23 0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과 LG, LS 등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대내외 악재에 실적 부진까지 겹쳐 주가가 급락하자 향후 기업실적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장내매수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2만5000주를 주당 평균매입단가 4만2882원에 사들였다. 총 매수금액은 10억7205만원이다. 이로써 김 부회장의 자사주 보유량은 총 20만주로 늘어나게 됐다. 
 
업계는 김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60%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되고 모바일 신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D램 수요가 개선되며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을 내놓고 공격적으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 중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지난 14일 5645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주당 1만7852원으로 총 1억77만원 규모로 한상범 대표의 보유 주식수는 5만4000주로 늘어났다. 김장식 LG디스플레이 상무도 500주를 추가로 매입(주당 1만8550원)해 주식수를 5003주로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3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폴란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법인을 청산하고 상반기 중에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차세대 제품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여태까지는 대형 OLED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기업의 자사주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상무는 지난 17일 LS 주식 4900주(0.02%)를 2억2019만원(주당 4만4937원)에 추가 매입했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자녀인 구원경씨도 1750주(0.01%)를 장내에서 추가매입했다. 올해 초에는 금춘수 지원부문 부회장,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등 ㈜한화 소속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올해 들어 국내 대표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제품의 업황이 부진한데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2분기에도 실적하락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임원들의 자사주 소유는 책임경영으로도 해석된다.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실적을 책임지고 다른 주주들과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2013년 6월 당시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하자 8명의 임원들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같은 해 6월26일 주가가 전 고점 대비 20% 넘게 추락한 이후에도 임원 4명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을 때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회사와 관련한 내외의 정보 불균형이 심할 때 외부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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