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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진보를 거부하는 정치테마주 투자
2019-10-10 01:00:00 2019-10-10 01:00:00
최근 안철수 테마주가 급등락했다.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 관측이 나왔다가 본인이 이를 일축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소식에 따라 조국 테마주와 윤석열 테마주가 널뛰기했고,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가 나올 때면 관련주가 요동치는 모습도 반복되고 있다.
 
정치인 또는 주요 인사의 친인척이나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형성되는 정치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알려졌다. 해당 정치인의 행보가 기업실적 향상으로 이어지기도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치테마주에 손댔다가 손실이 난 사례를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치테마주가 활개를 칠 때마다 금융당국이 경고음을 내고 수많은 전문가도 주의를 당부한다. 같은 대학을 나왔다거나 심하면 사돈의 팔촌의 친구의 동생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야 억지로 끼워 맞춰지는 테마주가 정치인의 행보로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과도 거리가 멀다.
 
해당 정치인이 부패와 비리를 일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차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게 합리적이다. 안 전 의원이 대통령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특혜를 준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안랩과 오히려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도 개미들이 정치테마주에 뛰어드는 것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돈을 챙겨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생각은 무모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동네에서 화투패 좀 만졌다고 타짜를 상대로 돈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치테마주 투자는 스스로 진부하고 정체된 투자자임을 자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치테마주의 특성은 2012년 대선이 있던 시점에 널리 알려졌다. 정치테마주 투자가 적어도 7~8년 전부터는 손실 가능성이 크다고 판명 난 방식으로 대박을 내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정치테마주 투자는 남들보다 먼저 낮은 가격에 사둬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투자의 기본을 생각해도 성공이 어렵다. 정치인의 움직임에 따른 주가의 방향성을 사실상 모든 투자자가 예측할 수 있고 정치인의 행보는 실시간으로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이다.
 
누구든 낡은 옛것에 집착하고 진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치열하고 발 빠르게 돌아가는 주식시장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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